‘바울로부터’ 차인표, 최종상 선교사가 받아 온 메시지

‘바울로부터’ 차인표, 최종상 선교사가 받아 온 메시지

입력 2024-02-27 08:47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배우 차인표 집사(왼쪽)와 최종상 선교사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 티케이씨 픽쳐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울은 기독교 최초의 선교사이며 영혼을 사랑한 목회자였고, 복음의 본질에 정통한 신학자였다. 혹자는 “예수가 없었다면 바울도 없었겠지만, 바울이 없었다면 기독교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한다. 바울의 발걸음을 따라 복음은 로 전역으로 전파됐고 교회는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CGN이 바울의 일대기를 연대기적으로 다룬 10부작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를 제작했다. 퐁당 3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바울로부터’는 이스라엘 튀르키예 키프로스 그리스 몰타 이탈리아까지 바울의 행적을 따라 총 6개국에서 현지 로케이션으로 진행했다.

지난 15일부터 ‘퐁당’과 유튜브에 매주 목요일 업로드되는 ‘바울로부터’는 그의 삶과 사역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다큐에는 바울 전문가로 불리는 최종상(72) 선교사와 연기파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차인표(56) 집사가 스토리 텔러로 출연했다. 두 사람을 지난 21일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바울이 맺어준 인연


기독교 방송 출연이 처음이라고 밝힌 차 집사는 “바울이 모진 핍박과 환란 속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복음에 빚진 자였기 때문이다. 나 역시 빚진 자로 지난해 1월 1일 기도 노트에 ‘올해는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때마침 ‘바울 평전’도 읽고 있었는데 다큐 섭외가 들어왔다. 최 선교사님과 함께라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는 런던 신학교(옛 런던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사와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신약학 객원교수와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9년부터는 로고스, 둘로스 선교선을 타고 세계 90여 나라를 순회하며 복음을 전했다. 현재는 영국에서 사역자들이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그는 “외국에서 사역하다 보니 배우 차인표라는 명성만 알고 있었을 뿐 크리스천인지는 몰랐다. 만나보니 신앙도 좋고 반듯했다. 카메라 경험이 없는 내게 집사님이 옆에서 잘 배려해 줘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큐에서 두 사람은 바울의 고향 다소부터 그의 회심 장소인 시리아의 다메섹과 안디옥, 갈라디아, 마케도니아, 에베소 등을 거쳐 마침내 로마에까지 이르는 여정을 함께했다.

차 집사는 바울이 사역 현장에서 겪은 사건을 마주하며 그 당시 그가 느꼈을 심정과 궁금증을 평신도 관점에서 풀어낸다. 최 선교사는 초신자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고 절제된 언어로 바울이 전한 복음을 더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차 집사는 “선교사님의 말씀을 현장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시청자들도 여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울 전문가인데도 선교사님은 늘 확정적이기보다 ‘이랬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말씀해 주셔서 현장을 더욱 입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울의 흔적이 전해온 메시지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 속에 하나님은 두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오셨을까. 차 집사는 “지난해 4월 첫 촬영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갑작스레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 순간 세상에서 알게 모르게 의지했던 모든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는데 그때 ‘바울은 지금 너보다 훨씬 더 어렵고 낮은 마음으로 갔을 것이니 이 여정을 따라갈 거면 낮아져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말했다.

해외 5개국에서 20여일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차 집사와 최 선교사, 스태프들은 매일 아침을 기도로 시작했다. 촬영을 위해, 암투병 중인 차 집사의 아버지를 위해 함께 중보했다.

차 집사는 ‘바울로부터’ 촬영을 오기전 매일 병원을 찾아 아버지 운동을 시켜드리기 위해 손을 잡고 1시간씩 복도를 걸었다. 장기간 해외 촬영을 가게돼 함께 운동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는 차 집사에게 아버지는 “30년 전 교회에서 성지 순례를 다녀왔는데 그곳엔 대부분 잔해만 남았더라”며 “바울의 흔적을 찾아 좋은 다큐 만들고 오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1차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차 집사는 “아바지가 돌아가시고 두 번 째 촬영을 위해 이스라엘로 떠나는 발걸음은 무겁고 힘들었다. 하지만 아버지 말씀처럼 오랜 시간이 흘러 잔해밖에 없는 건물들 속에서 2천년 전 복음을 위해 걸어가고 호흡했던 바울의 모습과 그의 마음을 느끼며 큰 은혜를 경험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것으론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지만 믿음의 눈으로 바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울로부터’는 낮아짐으로 인해 참 하나님을 만나며 순종의 기쁨과 감사를 경험할 수 있었던 귀한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최 선교사는 “촬영지에서 매일 하나님의 간섭하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교회는 고난주간과 부활절이 우리보다 한 주 늦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촬영을 계획했어요. 고난주간에는 대중에게 유적지를 오픈하지 않는데 특별히 촬영팀에게만 문이 열리는 경험을 여러번 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마케도니아인의 환상을 보여준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기독교가 쇠퇴해가는 유럽이 마치 아시아와 한국 교회를 향해 ‘우리를 도와달라’고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메섹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바울처럼, 두 사람은 예수님을 어떻게 만났을까.

차 집사는 “나는 모태신앙이다.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어머니와 아내였다. 어머니는 뉴욕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경건한 모범을 보여준 훌륭한 어머니를 둔 덕분에 신앙을 떠나지 않을 수 있었다. 결혼하고 나서는 아내의 역할이 컸다. 얼마 전 30년 된 아내의 기도 노트를 펼쳐봤는데 내가 예배를 등한시했을 때도 늘 나를 위해 기도하며 기다려 줬다. 부족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기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 신애라 집사는 신앙인으로 이 땅에서 이 시대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교회에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최 선교사는 “대학교에서 선배들의 전도로 교회에 처음 나가게 됐다. 1978년 로고스 선교선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통역 자원봉사를 하게 됐는데, 그때 하나님이 일꾼을 찾는 모습을 보고 “일꾼이 그렇게 없으시면 저라도 쓰세요”라고 심정으로 헌신하게 됐고 45년째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바울 처럼 말이 아닌 삶으로


바울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 시대의 교회와 신앙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차 집사는 “바울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독교도 없었을 것”이라며 “바울은 명예나 부귀영화를 위해 예수의 복음을 전하지 않았다. 십자가를 통해 완성된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온몸을 던졌다. 지금 한국교회에 그런 절박함이 있는지 바울은 묻는다. 전도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선교사는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바울이 활동했던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상황이 훨씬 더 나은 상태인데 우리는 ‘전도가 되지 않는다’ ‘교회 개척이 어렵다’고들 말한다”며 “핍박과 박해를 이겨낸 바울의 전도 여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전도와 교회 개척에 대한 열망이 다시 불일 듯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차 집사는 대중문화인으로서 기독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촬영 내내 스태프들이 선교사처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독교 콘텐츠도 이제 세상에 뒤지지 않을 만큼 연출 수준이 높아졌더군요. K팝, 드라마와 영화가 전 세계로 뻗어나갔듯 K기독교 문화 콘텐츠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바울로부터’ 다큐를 통해 믿음의 후배들이 도전받아 기독교 콘텐츠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을까.

최 선교사는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감격해 주님을 위해 살기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천국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가장 만나고픈 분은 바울이다. 그분께 ‘당신이 나를 해석한 것이 그렇게 틀리진 않았어’라고 이야기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집사는 “나부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더 낮아지고 말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곳에서 고난을 당하면서도 예수님을 전하려 했던 모습을 보면서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선 정말 나를 온전히 던져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울처럼 전도에 더 힘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퐁당’ OTT에서는 ‘바울로부터’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최 선교사의 심화 강의 6편도 제공된다. 강의에서는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지 못한 더 깊은 내용을 담아냈다. ‘바울로부터’는 올해 책과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최 선교사는 “다큐를 통해 성도들이 다시 한번 성경을 찾아보고 바울의 삶과 정신을 본받아 ‘나도 바울처럼 주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며 하나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