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이 여자 탓?’…여의사들, 복지부 차관 고발

‘의사 부족이 여자 탓?’…여의사들, 복지부 차관 고발

복지부 “수급추계 방법론 설명이었을 뿐”

입력 2024-02-27 15:22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연합뉴스

여성 의사단체들이 최근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대 의대 함춘여자의사회·연세대 의대 여자동창회·고려대 의대 여자교우회·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 등 7개 여성 의사단체는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박 차관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나영 함춘여자의사회 회장은 고발장 접수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박 차관 발언은) 어머니와 아내, 딸로서 최선을 다해 분투해온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에 비해 온전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충격적 내용이었다”며 “여러 차례 사과를 요구했으나 박 차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박 차관은 2012년 7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창립 12주년 세미나에서도 평가원 여성 직원들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규정에만 매달린다’는 취지로 여성의 전문성과 능력을 폄훼한 전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를 깊이 반성하고 양성평등과 다양성, 통합이라는 본질에 기초한 정책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정책 근거 자료를 설명하며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이런 것까지 가정에 다 집어넣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세밀한 모델을 가지고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일을 하지 않는 여성 의사가 늘어 전체 의사가 부족하다는 의미인가’라면서 비판이 나왔다.

자신을 필수의료 분야 여성 전문의라고 글쓴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의사인 게 그렇게 죄입니까’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글쓴이는 “세금 떼고 하루 1만8000원 받는 당직도 안 빼먹고 다 서고 있는데 무슨 여의사가 일을 안 한다는 얘기를 하느냐”며 “가정 있고 애 있는 분들이 근무 시간 줄이고 휴직하고 이런 것은 의사뿐 아니라 타 직종도 마찬가지 아닌가. 무슨 여의사 때문에 의사가 부족한 것처럼 호도하는가”라면서 박 차관 발언을 질타했다.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박 차관이 ‘여성 의사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근무시간이 적은 여성 의사가 늘어 의사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수급추계 방법론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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