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선 유관순이 블랙핑크고 BTS죠”

“우리 학교에선 유관순이 블랙핑크고 BTS죠”

3.1절 105주년…백석대의 이유 있는 유관순 사랑 눈길

입력 2024-02-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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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백석대 유관순연구소 소장이 28일 충청남도 천안시 백석대 유관순연구소 앞에서 연구소 설립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백석대 제공

3.1 만세 운동의 주역이자 신앙인이던 유관순 열사에 꽂힌 대학이 있다. 28일 온라인에서 진행된 백석대(총장 장종현) 수강신청 정정에는 ‘유관순학’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의 막바지 경쟁이 치열했다. 해당 강의를 담당하는 박종선 유관순연구소장은 3.1절 105주년을 기념해 28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유관순 사랑이 유별나다”며 “99명이 정원인 강의를 듣기 위해 학기마다 ‘클릭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백석대의 유관순 사랑은 역사가 깊다.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동아리 ‘유사모’(유관순을 사랑하는 모임)가 28년째 운영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유사모에는 현재 33명 재학생이 소속돼 있다. 유사모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활동을 지난해 재개했다. 회원들은 금요일마다 천안 시내 지역아동센터에서 유아 봉사를 진행하고 봄과 가을에 청소년 대상 ‘유관순학교’를 연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유관순전시회 활동을 보조하는 것도 유사모의 몫이다. 이연정(백석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유사모 회장은 “100여년 전 열사의 목숨 건 만세운동은 자기희생과 이타적인 마음의 표현이었다”며 “오늘날 우리가 할 수 있는 애국은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사모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충청남도 천안시 유관순열사기념관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사모 제공

24년 전에는 전 세계 유일의 유관순연구소를 캠퍼스 내에 설립했다. 연구소는 사료 수집과 함께 열사 관련 오류 수정에 힘써왔다. 갓 관(冠)으로 잘못 알려진 열사 이름의 한자표기를 고증을 통해 너그러울 관(寬)으로 수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열사의 생일을 1902년 12월 16일(양력)로, 순국일을 1920년 9월 28일로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 열사가 남긴 유일한 유품 ‘뜨개 모자’도 백석대 기독교박물관에 있다.

2021년 시작한 유관순학 강의에서는 열사의 성장 과정과 신앙, 학교생활, 아우내장터에서의 3.1 독립운동, 서대문형무소에서의 수감생활과 사망에 이르기까지 일대기를 다룬다. 15주간 유관순 관련 역사연구가와 철학자 영화감독 작가 등이 돌아가며 강의한다. 유관순학은 충남 대전 세종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 회장은 “유사모 회장인데도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한 번도 수강을 못 했다”며 “신입생 모집 때마다 열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에 놀라곤 한다”고 전했다.

최병택 공주교육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충청남도 천안시 백석대에서 유관순학 강의를 하는 모습. 백석대 유관순연구소 제공

백석대가 이토록 유관순 사랑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열사의 고향 충청남도 천안에 있는 대학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박 소장은 “학교가 표방하는 기독교 정신과 열사의 삶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게 더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만세운동을 주도했는데 이는 만민평등과 평화, 사랑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발로였다”고 덧붙였다.

천안=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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