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키스패너 사건, 피해자 안 죽었다고 15년형이라니”

“멍키스패너 사건, 피해자 안 죽었다고 15년형이라니”

피해자 가족, 온라인에 ‘엄벌 촉구’ 호소
“가해자, 법정선 ‘살해 의도 없었다’ 변명…출소후 보복범죄 두렵다”

입력 2024-03-04 07:01 수정 2024-03-04 10:28
지난해 3월 2일 부산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흉기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신고당하자 직장에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남성이 15년형을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은 출소 이후 보복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4일 온라인에 따르면 피해 여성의 언니인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 1년 전 오늘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작성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그동안 하루하루 간신히 버텨왔는데 도저히 이 상태로는 참을 수 없어서 목숨 걸고 용기 냈다. 오늘은 사건이 발생한 지 꼬박 1년 된 날”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도착해 제가 동생을 마주하기도 전에 본 건 피가 잔뜩 묻은 사원증과 옷가지였다”며 “동생의 상태는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여러 자상으로 출혈이 너무 심했고, 동생은 헐떡이는 호흡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고 돌이켰다.

당시 의사는 A씨와 가족에게 “칼이 조금만 더 들어갔다면 심장을 찔러 사망했을 거다. 살아 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채무 문제로 헤어짐을 요구받은 가해자는 스토킹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 수사를 받자마자 멍키스패너와 식도를 준비해 동생의 직장으로 찾아가 동생의 머리를 가격하고 가슴을 수회 찔러 살해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은 피를 철철 흘리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가해자는) 구호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고 비명 소리에 달려나온 직장 동료들 앞에서도 재차 찌르려고 했다”며 “가해자의 범행은 너무 대범하고 잔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2일 부산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흉기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친 여성과 그의 피 묻는 사원증.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에 따르면 피해자인 동생은 사건 발생 전부터 위협을 느껴 가해자의 부모와 경찰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가해자의 부모는 “우리 아들은 칼로 위협하고 죽일 애가 아니다. 아들이 기분 풀리게 OO이(피해자)가 먼저 연락하면 안 되겠나.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경찰도 “가해자 번호를 차단하라”는 식의 대응만 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A씨는 법정에서 가해자가 내놓은 뻔뻔한 변명에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는 범행 당시 동생에게 웃으면서 “내가 경찰이 무섭고 법이 무서웠으면 이렇게 행동하겠냐” “나 오늘 큰마음 먹고 왔다. 너를 없앨까, 네 주변 사람을 없앨까”라고 말했으면서 법정에서는 “피해자를 위협할 의도와 살인할 고의가 없었다. 흉기는 자해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A씨는 전했다.

가해자 가족이 재판부에 제출한 선처 탄원서 내용에도 경악했다고 했다. 가해자의 어머니는 탄원서에 “지난 10월 모 축제 행사장에서 ○○이(피해자)와 그 가족의 건강한 모습을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었던 ○○이(피해자)가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 하늘이 무너지고 야속하기도 하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자인 동생을 비롯해 가족들은 해당 축제에 가지도 않았는데 가해자 측이 허위사실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현재 가해자가 2심 판결에 상소해 대법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1심과 2심에서는 검사 구형 20년에, 최종 선고는 5년 감형돼 징역 15년이 나왔다. 전자발찌는 기각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판부는 가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다행히 미수에 그쳐 사망까지 이르지 않은 점, 가해자의 가족들이 가해자에 대한 계도를 다짐하며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며 “가해자의 공격은 자의가 아닌 타인에 의해 제압돼 중단됐는데 왜 감형해주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직장 동료들 덕에 불행 중 다행으로 사망하지 않아 살인미수에 그쳤지만 이는 살인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직장 동료가 동생의 목소리를 듣고 나와주지 않았으면 동생은 사망했을 것”이라면서 “동생과 가족들이 가해자의 출소 이후 보복범죄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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