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고담시티 방불… 갱단 습격에 죄수 수천명 탈옥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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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정부, 비상상태 선포·야간 통행금지 조치
사실상 무정부 상태…치안 불안↑

입력 2024-03-05 00:05
3일(현지시각)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국립교도소에서 탈주극 이후 남아 있는 재소자들이 모여 있다. AP 뉴시스

아이티에서 무장 갱단이 교도소까지 습격해 범죄자 수천명이 탈출했다. 무정부 상태라 할 정도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자 아이티 정부는 야간 통행금지 조치와 함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이티 정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내 폭력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이티 정부는 또 이날부터 6일까지 야간 통행금지 조치도 시행할 방침이다. 통행이 제한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다.

이번 조치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포함하는 서부지역에 적용된다.

아이티 정부는 “질서를 회복하고 현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기 위한 조치”라며 “경찰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범죄자를 체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2일 갱단들이 국립교도소를 습격해 수천명의 재소자를 탈옥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통신은 현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을 인용해 갱단 습격으로 3800여명의 재소자 가운데 100명 정도만 남기고 모두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르 누벨리스트는 공격받은 교도소에 악명 높은 갱단 두목들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범들이 수감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갱단이 교도소 습격에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드론을 통해 교도소 내부 상황을 정찰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아리엘 앙리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미 지역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극심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연료 부족, 물가 상승과 콜레라 창궐 등이 겹치며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지난해 1월에는 아이티의 마지막 선출직 공무원이었던 상원 의원 10명의 임기가 종료되며 입법부까지 공백이 생겼다.

이에 더해 지난달 8일 아리엘 알리 총리가 퇴진을 거부하면서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를 틈타 갱단들이 각종 범죄를 일삼고 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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