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 vs 1만2000명, 누가 맞나요…경찰 추산 집회 인원 논란

4만명 vs 1만2000명, 누가 맞나요…경찰 추산 집회 인원 논란

입력 2024-03-05 16:31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참가자 수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최 측과 경찰 측이 추산한 집회 인원의 차이 때문이다.

궐기대회를 주최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당시 여의도에 모인 의사 수가 4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은 5일 “경찰에게 연단에서부터 여의대로 끝까지 사람이 모이면 3만명이 들어간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당시 여의대로가 꽉 차고 지하철역과 여의도공원까지도 사람이 몰려 4만명으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찰이 내부 추산한 집회 인원은 대략 1만2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집회 주최 측과 경찰 간 참여 인원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주최 측은 참가자 수를 집계하는 목적이 다르다.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이 2017년 경찰청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질서유지 목적으로 참가자 수를 집계한다. 이에 특정한 시점에 모인 최대 인원을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 변동에 맞춰 경찰 인력을 배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때 경찰은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 방식을 쓴다. 페르미 추정은 집회 참가자가 서 있을 경우 1인당 0.33㎡로 잡아 3.3㎡당 9~10명이 있다고 계산해 이를 다시 면적으로 곱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통해 집회 인원을 추산한다.

반면 주최 측은 통상 일시적으로 집회시위에 참여했던 인원을 모두 포함하는 ‘누적집계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집회 참가자 수가 늘어나고, 세력 과시도 가능하다.


이러한 집회 참가자 집계 논란은 2016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당시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당시 시민들은 연일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 집회를 열었다. 다만 집회 때마다 주최 측과 경찰이 추산한 집회 인원이 다르게 나타났다.

2016년 12월 3일 열린 6차 촛불집회에서 주최 측은 서울에만 170만명이, 전국 기준으로는 232만명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서울 32만명, 전국 42만명이었다. 약 190만명 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2017년 1월 경찰은 집회 추산 인원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내부 추산치가 비공식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집회 인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와 관련해서도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집회 인원을 추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이 집회 참가 인원을 비공식적으로만 추산하다 보니 주최 측에서 이를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박 위원장은 “보통 경찰은 추산을 적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찰 추산치에 3을 곱하면 시위에 참석한 인원의 수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집회 참가자 숫자 공개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는 경찰이 비공식적으로 추산한 집회 인원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