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유튜브 넘나들며 예능판 정착한 스핀오프… “과제는 신선함”

TV·유튜브 넘나들며 예능판 정착한 스핀오프… “과제는 신선함”

입력 2024-04-07 17:32
지난 1일 MBC가 선보인 파일럿 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의 포스터. MBC 제공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같은 형식에서 출연자를 바꾸는 식으로 시즌을 거듭하는 시즌제나 스핀오프(파생작)를 만들어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스핀오프는 TV와 유튜브를 오가며, 시청자층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이목을 끈 건 MBC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청소광 브라이언’이다. 지난 1일 1회가 방송됐고, 8일에 2회가 방송된다. MBC 유튜브 채널인 엠드로메다에서 먼저 선보인 ‘청소광 브라이언’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28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더러우면 싸가지 없어” “아이 헤이트 피플”처럼 유쾌하고 직설적인 브라이언의 리액션에 청소 꿀팁 등이 더해진 게 인기 요인이었다. 이에 MBC는 ‘청소광 브라이언’을 TV판으로 확장하며 스튜디오 토크와 대결 구도의 형식을 더한 TV판 스핀오프를 제작해 선보였다.

MBC가 선보이고 있는 파일럿 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의 한 장면. MBC 제공

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의 스핀오프를 유튜브로 선보이는 건 간간이 있었지만, 유튜브 콘텐츠의 스핀오프를 TV로 옮긴 건 이례적이다. 유튜브의 젊은 시청자를 TV로 끌어들이고, TV의 이미지를 ‘젊게’ 쇄신해보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7일 “스핀오프를 전개함으로써 젊은 시청층의 본방송 유입을 기대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스타’가 방송 17년 만에 유튜브로 선보인 스핀오프 ‘뒤풀이스타’나 ‘라디오스타 마이너리그’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난 4일 오오티비가 공개한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의 스핀오프인 ‘최애티처’ 중 한 장면. 오오티비 제공

이처럼 스핀오프는 시청층을 넓히려는 방안으로서 영리하고 안전한 선택이라는 게 방송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다른 예능 PD는 “검증된 기획을 변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규 프로그램 론칭보다 안전할 수밖에 없다”며 “원작 인기의 낙수효과와 기존 팬덤의 지지에 더해 시청층 확대까지, 누릴 수 있는 효과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채널 내에서의 스핀오프는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제작사인 오오티비는 지난 4일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의 스핀오프인 ‘최애티처’를 선보였다. 각 대학교의 학과들을 리뷰했던 것에서 나아가 중고등학교로 영역을 넓혔다. 이와 비슷하게 안테나플러스가 제작해 선보이고 있는 ‘핑계고’는 올 초부터 스핀오프 콘텐츠인 ‘이달의 계원’을 한 달에 한 번 제작해 내놓고 있다.

안테나플러스가 올 초부터 선보이고 있는 ‘핑계고’의 스핀오프 콘텐츠인 ‘이달의 계원’ 중 한 장면. 안테나플러스 제공

제작비 절감, 유용한 팬층 확대, 적은 변수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 스핀오프지만, 기존 프로그램의 취지와 너무 동떨어지거나 새로움이 부족할 경우 호응을 얻기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또 새로운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이 줄어들어 다양성이 부족해질 우려도 있다. 지상파 방송국들은 명절마다 새로운 예능 파일럿을 선보여왔지만 지난 설에는 MBC를 제외하고는 예능 파일럿을 선보인 곳이 없었다.

한 예능 PD는 “콘텐츠가 많이 쏟아지는 시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보는 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스핀오프는 실패 확률이 낮은 안전한 시도란 점이 장점이지만, 새로운 기획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PD들에게선 안전하고 가성비 좋은 프로그램만 선호하는 기조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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