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샤워하고 싶어요”… 엄마의 ‘극단적 절약’

“마음껏 샤워하고 싶어요”… 엄마의 ‘극단적 절약’

입력 2024-04-08 07:04 수정 2024-04-08 10:17
채널A 영상 캡처

엄마의 극단적인 절약 생활로 힘들어하는 금쪽이의 사연이 방송을 탔다.

지난 6일 방영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과도한 절약 습관을 가진 엄마와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대체로 동생과 잘 지내는 착한 형이지만 이따금 자기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이 오면 동생을 때리는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한 가족의 모습에서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보다 엄마의 행동에 집중했다. 금쪽이의 엄마는 지나친 절약 정신을 갖고 있었다. 요리하고 나면 인덕션의 잔열로 물이 담긴 냄비를 데웠다. 그렇게 데운 물을 화장실로 가져가 세안을 했다. 세안한 물로 발을 씻고 바닥청소까지 끝냈다. 30년 된 속옷도 발견됐다.

채널A 영상 캡처

밤에는 불도 켜지 않고 휴대전화 플래시만 켠 채 침대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다. 오 박사가 ‘두루마리 휴지를 사냐’고 묻자 “안 산 지 오래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밖에서 쓰다 남은 걸 가져오거나 공공장소의 휴지를 둘둘 말아 가져온다고 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물을 받아와서 쓴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러한 절약 생활을 가족에게도 강요한다는 것이었다. 가족들은 엄마의 지나친 절약에 불만이 많았다. 금쪽이도 “엄마가 못 쓰게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이들이 용변을 봐도 화장실 물을 못 내리게 해 변기를 열면 분변이 차 있을 정도라고 했다. 용변 처리 욕구를 제한당한 것이다.

채널A 영상 캡처

한 번이었지만 세탁기 세제 투입구에 젓가락, 숟가락을 넣어서 설거지에 쓰는 물을 아끼려고 했다고도 전했다. 한겨울에도 난방을 거의 틀지 않았다.

금쪽이는 방송에서 “깨끗한 물을 쓰고 싶다. 마음껏 샤워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엄마가) 물을 많이 쓰지 말라고 했다”며 “엄마랑 따로 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두운 게 싫다”고도 했다.

오 박사는 “엄마가 요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니 아이들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쪽이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자가인 집도 있었고, 빚도 없었다.

오 박사는 “살면서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절약 자체가 삶의 1순위가 되면 문제가 된다. 절약해서 꿈꾸는 삶이 무엇인가가 없어지고 절약 자체가 중요한 기준이 돼버리다 보니 지나치게 되고, 그게 지속되면 가족들에게도 영향이 간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이다. 용변을 보고 아무리 가족이라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수 있다”며 “쉰내 나지 않게 씻고 싶을 수 있는데 이런 게 제공되지 않는 이유가 오로지 절약 때문이라고 본다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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