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 70년 만에 경매 나온다

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 70년 만에 경매 나온다

케이옥션 경매…김환기 뉴욕시대 점화·마티스 판화집 등 130점 출품

입력 2024-04-12 12:59
이중섭, 시인 구상의 가족, 1955, oil and pencil on paper32×49.5cm 케이옥션 제공

화가 이중섭(1916∼1956)의 ‘시인 구상의 가족’이 70년 만에 경매에 출품됐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24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4월 경매에 이중섭의 1955년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을 출품한다”며 “시작가는 14억 원이 매겨졌다”고 12일 밝혔다.

이 작품은 이중섭이 1955년 시인 구상(1919~2004)에게 준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통해 소개된 적 있다. 연필로 그은 선 위에 유화물감으로 칠했다.

4월 경매 도록 표지로도 장식된 이 작품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이중섭은 1955년 서울 미도파화랑과 대구 미국공보원에서 연 개인전이 흥행하자 한국전쟁으로 헤어져 일본에 있는 가족들과 재회를 꿈꾸었다. 그러나 작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됐다. 희망이 좌절된 후 친구인 구상의 집에 머물던 이중섭은 구상이 아들과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자기 아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시인 구상은 이 그림에 대해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다주던 날의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해 ‘가족사진’으로 준 것이라고 소개했다.

(왼쪽) 김환기, 22-X-73 #325, 1973, oil on cotton, 182×132cm(오른쪽) 김환기, 산, 1955, oil on canvas, 90.9×60.6cm 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은 4월 경매에 이중섭 작품을 비롯해 김환기(1913∼1974)의 그림 2점 등 총 130점 약 148억원어치를 선보인다. 김환기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73년에 그린 뉴욕 시대 점화 ‘22-X-73 #325’는 35억원에 경매가 시작되며,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이전인 1955년 그린 ‘산’은 20억원에 경매가 시작된다.

앙리 마티스, Jazz (Complete set of 20), 1947, pochoir sheet 41.9×65.1cm, 20 works (edition 128/250) 케이옥션 제공

해외 미술품으로는 앙리 마티스(1869∼1954)의 1947년작 아티스트북 ‘재즈’(Jazz)가 눈에 띈다. 노년기 건강이 나빠지며 대형 판화나 유화 작업을 할 수 없게 된 마티스는 가위와 풀, 핀을 이용해 20점 작업을 완성하고 이를 판화로 제작한 뒤 판화집을 펴냈다. 앙리 마티스의 아티스트북이 국내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처음으로 추정가는 9억5000만∼12억원이다.

케이옥션 출품작은 13일부터 24일까지 전시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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