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죽은 새끼를 계속 밀어올렸다…제주 바다서 무슨 일이

어미는 죽은 새끼를 계속 밀어올렸다…제주 바다서 무슨 일이

1년새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 6마리 목격
오승목 감독 “일종의 추모…사체 부패할 때까지 데리고 다녀”

입력 2024-04-16 00:03 수정 2024-04-16 00:03
죽은 새끼 돌고래 사체가 가라앉지 않도록 어미 돌고래가 들어올리고 있다. 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제공

제주도 연안에서 1년 새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6마리나 목격됐다. 죽은 돌고래 사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어미 돌고래가 새끼 사체를 계속해 들어 올리는 모습도 발견됐다.

15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정읍 무릉리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물에 떠 있는 새끼 돌고래 사체를 계속해 들어 올리는 어미 돌고래가 포착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동안 현장에선 눈여겨보지 못했던 장면”이라며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총 6차례 새끼 돌고래의 죽음이 연구팀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주 인근의 남방큰돌고래 개체 수는 120여 마리로 그리 많지 않은 데다 돌고래는 한번 출산하고 2~3년 가까이 모유 수유를 하기 때문에 보통 3년에 한 번 새끼를 낳는다”며 “이를 고려하면 성비가 5대 5라고 가정해도 1년에 태어나는 개체 수는 20여 마리도 안 된다. 1년에 6마리가 죽었다는 건 매우 큰 숫자”라고 설명했다.

돌고래가 죽으면 통상 부검을 진행한다. 그러나 어린 돌고래의 사체가 이미 부패해 현재로서는 사인을 알기도 쉽지 않다. 오 감독은 “어미 돌고래들은 죽은 어린 돌고래 사체가 부패할 때까지 계속 데리고 다닌다. 일종의 추모행위”라며 “가만히 있으면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죽은 줄 알면서도 계속 데리고 다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을 때야 놓아준다”고 말했다.

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제공

어린 돌고래 사체를 어미가 콧등으로 들어 올리며 주변을 헤엄치는 모습은 지난해 3월 4일 일과리에서 발견된 데 이어 5월 13일 신도리, 8월 16일 무릉리, 올해 2월 28일 일과리, 3월 4일 신도리 및 지난 13일 일과리까지 최근 1년간 6차례나 목격됐다. 발견지역도 대정읍 노을해안로 일과리에서 신도리까지 약 7㎞ 구간에 집중됐다.

오 감독은 어린 돌고래들이 태어난 지 하루이틀 만에 사망하는 주요 원인으로 돌고래 근접관광을 짚었다. 관람을 목적으로 돌고래 서식지에 가까이 근접하는 낚시 어선 등이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이것이 돌고래의 스트레스성 난산이나 조산 등을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새끼 남방큰돌고래뿐 아니라 몸집이 다 큰 성숙한 남방큰돌고래의 피해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오 감독은 “공교롭게도 새끼돌고래 사체를 발견한 13일 당일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를 또 발견했다”며 “낚싯바늘이나 그물에 걸려 상처를 입거나, 등지느러미 반쪽을 잃은 사례 등은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방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폐어구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은 지난 8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이 뜰채로 구조하다 실패한 이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단은 폐어구에 걸린 이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1~3분가량 10차례나 수면 위에 죽은 듯 가만히 멈췄다가 뒤집는 정형행동을 보이자 긴급구조에 나섰다. 정형행동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무의미하거나 반복적인 이상 행동을 말한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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