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3억 손해”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배임 고소

[단독] “73억 손해”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배임 고소

입력 2024-04-16 17:00 수정 2024-04-16 18:42
지난 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 전·현직 임직원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태블릿PC를 이집트 정부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액세서리 단가를 높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주된 고소 내용이다. 반면 해당 직원들은 이집트 현지 업체와 삼성전자가 납품단가 인상을 결정했고, 자신들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홍승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삼성전자 직원이었던 A씨 등 3명을 수사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이집트 교육부에 태블릿PC 패키지를 납품해 왔다. 태블릿PC 본체는 삼성전자, 커버와 펜 등 액세서리는 이집트 현지 업체인 B사가 공급했다.

2021년 연간 70만대의 태블릿PC 패키지를 6년간 납품하는 장기계약이 체결됐다. 이때 액세서리 납품단가는 개당 15달러로 결정됐다. 당초 9달러에서 6달러가량 인상했다. 다만 전체 패키지 가격을 인하해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태블릿PC의 납품단가는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A씨 등이 B사와 공모해 액세서리 납품단가를 올렸다고 의심한다. 이후 A씨가 국내에 회사를 세워 가격 인상분 일부를 B사로부터 받았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내부 감사를 거쳐 A씨 등이 약 73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지난해 7월쯤 검찰에 고소했다.

반면 A씨 등은 자신들이 납품단가 인상에 관여할 수 없는 위치였다고 항변한다. 가격 협상이 이뤄질 당시 A씨는 삼성전자를 퇴사해 B사에서 일하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었다. 함께 고소당한 C씨는 삼성전자 이집트 판매법인에서 계약 체결 업무를, 임원급인 D씨는 이집트에서 근무하다 국내로 복귀한 상태였다. C씨와 D씨는 고소당한 후 퇴사했다.

이들은 액세서리를 공급하는 B사가 납품단가 협상을 주도했으며, 삼성전자 본사 사업부 등에서 직접 현지에 와서 검토하고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삼성전자의 업무 처리 구조상 A씨 등이 본사 사업부를 모두 속이고 납품단가를 결정할 수 없다”며 “A씨는 B사에서 삼성전자와 무관한 업무를 했고, C씨는 하급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B사가 자신들에게 준 돈은 코로나19 시기 마스크를 공급하고 받은 대금이라는 입장이다. 팬데믹 종료 이후 B사로부터 사업권을 따내 태블릿PC 패키지에 들어가는 액세서리를 공급하고 돈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A씨는 “B사에서 일하며 실적을 인정받아 마스크 등을 공급하고 대금과 인센티브를 함께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는데 8개월 동안 출국이 금지돼 어떠한 경제활동도 할 수 없어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수사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수사 중인 사항으로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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