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환자도 대화하자는데…의협 “의·정이 풀어야”

시민사회, 환자도 대화하자는데…의협 “의·정이 풀어야”

입력 2024-04-16 18:50 수정 2024-04-16 22:46
지난달 1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1층 로비에 환자들이 '의사선생님, 환자 곁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은 쪽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의사들의 집단행동 장기화에 시민사회에서 연일 정부와 의사단체의 의료개혁 협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의료계를 향한 비판에 대해 “몰상식하다”고 반박했다. 임 당선인은 총선 이후 국회에서 나오는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장기화한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붕괴가 목전에 다가왔고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엄중하게 사태를 직시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 집단행동 사태 이후 환자·시민단체, 보건의료 분야 외에 타 직역이 의사들의 복귀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변협은 또 “의사들의 행동이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 진료라는 직업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이는 헌법상 건강권, 생명권 및 행복추구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과 조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여당의 총선 패배가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국민 심판이라는 의료계 주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의료계의 해석은 특권 지키려다 지금의 의료대란을 만든 당사자의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사의 본분은 뒷전인 채 오직 특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입장을 관철하려는 유아독존적 사고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임 당선인은 이날 공문을 보내 “경실련은 전공의들의 박민수 차관 경질 요구를 맹비난했는데, 의료현장의 상황을 모른 채 전공의들의 주장을 비난하는 것은 몰상식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실련 임원들이 최소 6개월간 병원에서 전공의들과 생활해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공의들과 같이 생활할 용의가 있는지 답변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총선 이후 정부는 물론 야당에서도 정부와 의료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협의 테이블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시민단체는 누가 선출한 권력이 아니어서 대표성이 없다”며 “정부와 의료계만 참석하는 협의체가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개혁은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환자·시민단체 등과의 의견 조정도 필요하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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