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촌클래식축제 10년…강원도 산골 마을이 예술 마을 됐다

계촌클래식축제 10년…강원도 산골 마을이 예술 마을 됐다

폐교 위기의 계촌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 생기며 학생 유입
임윤찬, 조성진도 오는 축제로… 올해는 5월 31일~62일 개최

입력 2024-04-17 15:26
17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올해 10년을 맞은 계촌클래식축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주국창(왼쪽부터) 계촌클래식축제 주민위원회 초대위원장, 계촌별빛오케스트라 출신으로 상명대 음대생인 홍종석, 현재 계촌별빛오케스트라 단원인 계촌초등학교 학생 정찬율이 참석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지난 2009년 지속적인 인구 감소 속에 폐교 위기에 몰린 강원도 평창군 계촌초등학교에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이 오케스트라가 안팎의 주목을 받으며 학생들의 유입이 이뤄진 덕분에 계촌초등학교는 폐교 위기를 넘기게 됐다. 2012년에는 계촌중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창단됐다.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알려진 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2015년 계촌마을을 ‘예술마을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한예종 음악원 졸업생들을 연간 26회 마을에 보내 학생을 가르치도록 하는 한편, 평창군과 함께 계촌클래식축제를 출범시켰다. 작은 산골 마을에 불과했던 계촌은 마을 가로등 스피커에서 늘 음악이 흘러나오고 야외 콘서트장 등이 있는 예술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22년 축제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이 참가하면서 관객 1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계촌클래식축제에서 낮에 열리는 계촌 파크콘서트 장면. 현대차정몽구재단

현대차정몽구재단은 1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재단의 복합문화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10년을 맞은 계촌클래식축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계촌마을 주민과 계촌초등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주국창 계촌클래식축제 주민위원회 초대위원장은 “계촌은 인구가 2000명이 조금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10년 전 축제를 시작할 때는 마을 주민들이 ‘작은 마을에서 클래식 축제가 되겠느냐?’ ‘클래식 말고 트로트 같은 가요로 가자’ 등등 반대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10년을 이어오면서 반대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축제 지원에 더 나선다”고 웃었다.

상명대 음대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는 홍종석(군 복무 중) 군은 계촌별빛오케스트라를 거쳐 음악을 전공하게 된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다. 홍 군은 “계촌초등학교 3학년 때 콘트라베이스를 시작한 이후 계촌중학교 오케스트라 활동까지 하면서 아예 악기를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계촌별빛오케스트라에서 퍼스트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계촌초등학교 4학년 정찬율 군은 서울 강남에 거주하다가 가족이 계촌으로 이주한 사례다. 정 군은 “아빠가 중학교는 서울로 가는 게 어떠냐고 하시지만, 계촌중학교에 진학하고 싶다. 계촌에는 사교육도 없고 왕따도 없어서 좋다. 그리고 음악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계촌별빛오케스트라는 나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계촌클래식축제에서 밤에 열리는 계촌 별빛콘서트 장면. 현대차정몽구재단

10회를 맞은 올해 축제는 5월 31일~6월 2일 열린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개막을 알린다. 둘째 날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소프라노 박소영, 피아니스트 이진상, 크누아 오케스트라가 나선다. 그리고 마지막 날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지휘자 김선욱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계촌클래식축제 총감독인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선진국에서도 지역 소도시들 가운데 소멸 위기에 처했다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활력을 찾은 사례들이 적지 않다”면서 “앞으로 계촌을 ‘클래식 예술마을’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계촌클래식축제가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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