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생부터 평생 NO담배” 英 금연법 첫 관문 뚫었다

“09년생부터 평생 NO담배” 英 금연법 첫 관문 뚫었다

수낵 총리 주도 ‘담배와 전자담배 법안’
英하원 첫 표결서 압도적 찬성표로 가결
보수당 일부 의원 “개인자유 침해” 반발

입력 2024-04-17 17:14 수정 2024-04-17 17:18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를 ‘비흡연 세대’로 만들기 위한 법안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리시 수낵 총리가 적극 추진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법안’, 이른바 ‘금연법’이 16일(현지시간) 의회 첫 표결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집권 보수당에서는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중심의 자유주의 성향 의원들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했다.

영국 하원은 이날 금연법을 놓고 첫 표결을 진행한 2차 독회에서 찬성 383표, 반대 67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 법안은 향후 위원회 심사, 전체회의 보고를 거쳐 3차 독회 표결까지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 최종 표결은 6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영국 정부는 2027년까지 금연법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향후 심사 과정에서 보수당 내 반대파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일간 가디언은 “보수당에서 금연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식으로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청소년 흡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며 금연법 도입에 나섰다. 이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 대해 평생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제한하고, 이를 어기고 판매한 사람에게는 100파운드(약 17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담배에 대해선 일회용 제품을 금지하고 약물의 향, 포장지 디자인, 판매 방식을 제한한다.

영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흡연을 규제했던 뉴질랜드에서 금연법을 차용했다. 다만 뉴질랜드 금연법은 올해 초 보수 연정 주도로 폐기됐다.

수낵 총리와 영국 보건부는 금연법을 시행하면 21세기 말까지 심장질환과 폐암 등 4만7000건의 흡연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영국에서 흡연자는 총인구의 13%인 약 640만명이며, 매년 8만여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금연법에 찬성하지만, 보수당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수낵 총리의 전임자인 트러스 전 총리가 금연법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성인은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하고, 보수주의자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고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다.

같은 당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도 “(시가 애호가였던) 윈스턴 처칠의 당이 시가를 금지한다는 것은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하원 표결에서 보수당 의원 중 57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기권한 의원도 106명에 달했다. 내각에선 케미 베이드녹 산업장관이 “법 집행의 부담이 사업장에 전가될 것”이라며 금연법에 반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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