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없는 장면인데”… 美흥행 1위 ‘시빌 워’, AI 마케팅 논란

“영화에 없는 장면인데”… 美흥행 1위 ‘시빌 워’, AI 마케팅 논란

제작사 A24, AI로 생성한 포스터 공개
네티즌 “진짜 아티스트 고용하라” 비판

입력 2024-04-19 00:05
A24가 공개한 영화 '시빌 워' 포스터. A24 인스타그램 캡처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시빌 워’가 AI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영화 ‘시빌 워’는 ‘28일 후’의 각본을 쓰고 ‘엑스 마키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등을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신작으로, 3선 대통령이 탄생하고 19개 주가 분리독립을 선언하는 등 극심한 혼돈과 분열에 빠진 미국이 격렬한 내전에 휘말리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룬 탓에 개봉 전부터 올해 최고의 문제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었는데, 막상 논란은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개봉 6일차였던 17일(현지시간) 제작사 ‘A24’는 자사 인스타그램에 ’시빌 워’의 새 포스터 6장을 공개했다.

포스터 속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 스피어 공연장, 시카고강, 마이애미 등 전투와 폭격으로 폐허가 된 미국 각지 관광명소들의 모습이 담겼다.

새 포스터를 접한 네티즌들은 당황했다. 포스터 속 파괴된 랜드마크들은 영화 본편에 등장하지 않는 장소일 뿐더러, 군용 보트 크기에 맞먹는 거대한 백조가 강 위를 떠다니는 등 심각한 오류들이 여럿 보일 정도로 퀄리티가 조악했기 때문이다.

17일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해당 포스터들은 모두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라고 보도했다.

A24가 공개한 영화 '시빌 워' 포스터. A24 인스타그램 캡처

영화 관계자는 “영화 자체가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을 가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SNS에서도 디스토피아적 현실감을 드러내는 이미지로 그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엑스 마키나’(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화)를 만든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 이런 짓을 허락했을 리 없다” “말도 안 되는 포스터를 계속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꼼수 쓰지 말고 진짜 아티스트를 고용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AI의 상업적 창작물을 바라보는 창작자, 제작사, 소비자의 엇갈린 시선은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작가 조합(WGA)과 배우 조합(SAG-AFTRA)은 지난해 “영화 제작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며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상대로 파업을 일으켰다. 마블 스튜디오가 지난해 공개한 드라마 ‘시크릿 인베이전’은 오프닝 크레딧 부분을 AI로 제작해 선보였으나 팬들로부터 “끔찍하고 비윤리적”이라는 악평을 들어야 했다.

‘시빌 워’는 “정치적 양극화와 극심한 분열로 신음하는 현대 미국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개봉 첫 주 미국에서만 2570만 달러(약 353억)를 벌어들였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MJ’ 역을 연기했던 커스틴 던스트가 전장을 누비는 종군기자 역을 맡았다. 주로 작가주의 영화와 다양성 영화를 만들어 왔던 A24는 이번 작품으로 첫 블록버스터 제작에 도전해 자사 작품 흥행 신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북미에서 지난 12일 공개된 ‘시빌 워’는 아직까지 국내 개봉일을 확정 짓지 못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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