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곳곳에서 동상 때문에 ‘시끌’

대구 곳곳에서 동상 때문에 ‘시끌’

입력 2024-04-22 14:11 수정 2024-04-22 14:12
대구 중구 순종 황제 동상. 중구 제공

대구 곳곳에서 동상 때문에 잡음이 일고 있다. 역사적 평가를 놓고 찬반 양쪽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중구는 최근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를 열어 순종 황제 어가길 조형물 철거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중구는 이달 말까지 순종 황제 동상과 안내 비석 등을 철거하고 올해 안으로 순종 황제 어가길 내 보행섬 등을 없앨 예정이다. 어가길을 조성하면서 2차로로 축소된 달성공원 진입로도 다시 확장한다. 친일 미화, 역사 왜곡 논란이 빚어졌던 순종 황제 동상이 7년여 만에 철거되는 것이다.

중구는 도시활력증진사업으로 2013~2017년 달성공원 정문을 배경으로 중구 수창동에서 인교동까지 이어지는 어가길(2.1㎞)을 조성했다. 국비 등 7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1909년 1월 남순행 중 대구를 다녀간 것을 재현한 테마거리로 구국·항일정신 ‘다크 투어리즘’을 표방했다.

하지만 순종의 남순행이 일제가 반일 감정을 무마하기 위해 순종을 대구와 부산 등으로 끌고 다닌 치욕의 역사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어가길과 동상에 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 교통 혼잡 문제까지 불거져 어가길을 없애달라는 주민과 상인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철거가 결정되자 이번에는 순종 황제 후손들이 반발했다. 의친왕(순종 황제 동생)기념사업회는 일제 감시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았던 순종을 단순 관광 상품으로 만들놓고 이제는 교통에 방해가 된다고 부수려한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철거 대신 이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사업에 대해서도 일부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비용 14억5000만원이 포함된 추경안과 관련 조례안 등을 심사하자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대 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앞서 대구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대표도서관과 동대구역 광장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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