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들 치료 대신 호스피스로 내몰려” 하소연

“말기 암환자들 치료 대신 호스피스로 내몰려” 하소연

중증 질환자들, 의료 공백 고충 토로
“환자들은 생명 위협받고, 의료 노동자들은 생계 위협”
조속한 사태 해결 촉구

입력 2024-04-22 14:16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발생한 의료 공백 상황이 두 달을 넘기자, 중증 질환자들이 “말기 암환자 치료마저 중단되고 호스피스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22일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의료 공백으로 인한 중증질환자들의 피해와 고충 사례들이 공개됐다.

최희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이전에는 말기 암환자가 최후의 항암 후 내성이 생길지라도 마지막까지 치료할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관례였고, 상당수가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5년까지 생명이 연장됐다. 가족과 본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치료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사직 후에는 이런 치료 과정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최 간사는 “전공의 집단 사직 후에는 이런 환자에게 바로 호스피스를 제안하거나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내원을 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있다”며 “왜 전공의 사직 전과 지금 이런 부분이 달라지는 것인지, 단 1시간의 연명일지라도 누가 이들의 삶의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건지 우리 환자들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들이 호스피스 병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전공의 사직 사태로 발생한 최악의 사례”라며 “지금 대한민국 의료현장은 더 이상 치료 기회를 주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와 보건의료노조는 “환자들은 생명을 위협받고,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의사·정부·국회를 향해 “의사들의 진료 거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결단하고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의사단체가 정부에 ‘1대1 협의체’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료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체 참여를 거부한 채 의사단체와 정부끼리 1대1 대화를 하자는 것은 특권적 발상”이라며 “의료개혁은 의사들만의 전유물도 특권도 아니다. 의사단체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대화에 참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지난 4월 10일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국정쇄신이었다. 대화를 통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강대강 대치로 사태를 장기화하는 것이야말로 국정쇄신 대상”이라고 비판하며 “의대 신입생 수시모집 요강이 확정되는 5월 말 전까지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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