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힌 前서울청장…이태원 유족, 법원 앞 오열

머리채 잡힌 前서울청장…이태원 유족, 법원 앞 오열

전 서울경찰청장 첫 공판
이태원참사 부실 대응 혐의
유족 “내 새끼 살려내” 오열

입력 2024-04-22 14:46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이태원 참사 재판 1심 1차 공판기일에 참사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으며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60·치안정감) 전 서울경찰청장이 22일 법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유가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오후 1시34분쯤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 도착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유가족 10명이 김 전 청장을 에워싸고 거칠게 항의했다.

유가족들은 “내 새끼 살려내”라고 고성을 지르며 억울함을 토해냈다. 김 전 청장의 머리채를 잡아 뜯는 유족도 있었다. 법원 직원들에게 저지당하자 일부는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재판 1심 1차 공판기일 시작 전 재판 에 출석하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항의하며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이영민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주영씨 부친)은 김 전 청장이 법원에 들어간 뒤 “김광호의 잘못된 판단으로 무려 159명의 젊은이가 희생당했다”면서 “이것을 분명하게 밝혀서 역사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청장은 핼러윈을 이틀 앞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알고도 안전관리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사상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당시 159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10~30대 젊은층이었다.

검찰은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지난 1월 19일 김 전 청장을 재판에 넘겼다. 당시 검찰은 기소 이유에 대해 “서울경찰청장으로서 이태원 핼러윈데이 다중 운집 상황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경찰력 배치 및 지휘 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청장 측은 지난달 11일 해당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도의적이고 행정적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본건은 형사 재판이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으며 무죄를 주장한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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