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상현 “尹 빨리 변하는데, 국힘은 더 빨리 변화해야”

[인터뷰] 윤상현 “尹 빨리 변하는데, 국힘은 더 빨리 변화해야”

입력 2024-04-22 16:48 수정 2024-04-22 17:18
윤상현 국민의힘 인천 동·미추홀구 국회의원 당선인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윤웅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은 4·10 총선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 122개 선거구에서 살아남은 19명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은 2008년 18대 총선부터 이번 22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윤 당선인과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표차는 불과 1025표였다. 득표율로 치면 0.89% 포인트차의 신승이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부터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21일 미추홀구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은 국민의힘의 예견된 참패였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영남 중심당’의 DNA를 싹 다 뜯어고쳐야 한다”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수도권 포기 정당’, 즉 ‘수포자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저렇게 빨리 변화하는데 국민의힘은 더 빨리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상현 국민의힘 인천 동·미추홀구 국회의원 당선인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윤웅 기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곧 회담을 하는데.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이번 총선의 민심은 대통령과 정부·여당, 야당이 협치에 나서라는 것이다.

이 대표를 범죄자 프레임에만 가둬서는 답이 없다. 그는 야당의 당대표이고, 역대 대선 최소 득표차(0.73% 포인트)를 기록한 경쟁자이면서, 차기 유력 대권 주자다.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직접 느낀 총선 민심은 어땠는가.

“정권심판론 바람이 너무 거셌다. 거대한 바람 속에서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이나 정책·공약은 모두 실종됐다.

그런 흐름이 수도권 전체를 지배했다. 수도권 122석 중 우리 의석은 19석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집권여당이 이렇게 패배한 적이 없다. 우리 당으로선 3연패 당한 것이다.”

-조짐이 없었나.

“기미는 작년부터 느꼈다. 지난해 7~8월쯤 ‘수도권 위기론’을 처음 제기했다. 수도권에서 선거를 준비한 사람들은 모두 처절하게 느꼈을 거다.

위기감을 못 느꼈다면 지역구 활동을 전혀 안 했거나 공천 때문에 지도부 눈치 보느라 할 말을 못했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도 험지로 꼽히는 지역구에서 다섯 번 연속 승리했다.

“진정성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도(商道)’ 즉, 상인이 지켜야 할 길이 있듯이, 정치의 길인 ‘정도(政道)’가 있다. 보통 정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이해관계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인간성에 극진할 때, 거기에 최고의 정치가 있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이념이나 당, 출신지보다는 언제나 사람을 우선하는 정치를 해왔다.

구체적으로 제물포역 급행열차 정차, 국립보훈병원 유치, 인천발 KTX 사업, 인천대로 일반도로화 사업 등 지역발전을 위한 주도적으로 완수했다.”

-국민의힘 참패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견된 참패였다. 당에서 선거 1~2주 전 인천·경기에서 이기는 곳이 5~6개뿐이라고 하더라. 참패할 것을 알고도 대책 없이 흘러가다 그대로 패배한 것이다.

당이 위기를 위기로 바라보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수도권·중도·청년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발굴하고 수도권 맞춤형 전략과 메시지, 정책과 공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에 계속 이야기해왔지만 바뀌는 것이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맞춤 전략이 없었다. 야당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니, 우리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맞섰다.

그래서는 안 됐다. 우리는 민생이 됐든, 미래 비전이 됐든 미래를 앞세워 선거를 치렀어야 했다.”

-총선 패배 8일 만에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주최했는데.

“참패를 당하고도 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으니 나라도 빨리 당이 나아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개최했다.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환기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당 지도부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결코 아니다. 지난해 수도권 위기론을 이야기했을 때도 ‘내부총질 한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안타깝다. 정부·여당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듣기 싫은 이야기 한다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형 비대위’에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을 찍어줬던 유권자 중 15%가량이 돌아섰다. 그럼 도대체 왜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따져보고, 사죄하고, 혁신을 위해 몸부림을 쳐야 정상 아닌가.

또 경쟁력이 출중한 후보들이 정권심판 바람에 휩쓸려 고배를 마셨다. 이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자성해야 하는 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나오는 이야기라고는 ‘전당대회 하려면 관리형 비대위가 필요하다’가 전부다. 국민들에게 얼마나 한가한 소리로 들리겠는가. 지금은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야 할 때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쇄신을 주도하는 것 어렵다고 보는가.

“그때가 되면 늦는다. 중요한 건 제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6~7월이면 총선 참패는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된다. 그때 백서 만들고 혁신할 수 있겠나.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앞으로 패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당장 따져야지, 3개월 후에 출범할 지도부가 하기는 어렵다.”

-가장 먼저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지금은 철저하게 당의 DNA를 쇄신할 때다. 수권정당이 되려면 수도권 정서와 괴리된 ‘영남중심당’의 당내 분위기, 체질, DNA, 뭐가 됐든 싹 다 뜯어고쳐야 한다.

마오쩌둥이 문화혁명 당시 공산당 본부를 폭파하라고 했던 것처럼 내부체제를 완전히 뒤집어야 답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특히 수도권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원외위원장들은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거다. 그럼 우리 당은 완전히 수도권 포기 정당, 즉 ‘수포자 정당’의 미래밖엔 없는 것이다.

결국 선거는 수도권이 승부처다. 또 중도층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 돌아선 청장년층을 우군화하는 게 키포인트다.”

-일각에서는 “또 영남 탓한다”는 반발도 나오는데.

“영남 국민을 갈라치기 한 게 아니라 이른바 ‘영남 지도부’가 수도권 민심을 체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뜻이다. 수도권 의원과 영남권 의원은 같은 현상을 바라보더라도 그걸 인식하고 진단하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영남 탓 말라’는 엉뚱한 반응이 나오는 것 자체가 그 갭(차이)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다. 그런 말 하는 분들 다 수도권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수포자’ 아니냐. 자격지심이라고 본다.

저는 영남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표현한다. 영남이 심장이면 수도권은 ‘손발’이다. 영남인들이 바라는 건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박정희 정신’이다. 우리 당도 영남을 근간으로 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할 것 아닌가.”

-혁신형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총선백서를 만드는 일이다. 21대 때도 백서가 나왔지만 유야무야 끝났다.”

-중도층 지지 부족, 권위적 문화, 원칙 없는 공천 등 패인은 되풀이된 것 아닌가.

“백서를 그렇게 쓰면 안 된다. 전국 254개 지역구의 공천을 하나하나 다 따져봐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 왜 장예찬이었나, 왜 도태우였나부터 인천에는 왜 윤상현을 배치했는지, 단위별 공천의 근거와 결과에 대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걸 전부 따져서 밝히는 게 백서지, 중도층 어쩌고 하는 건 그냥 개괄적인 것이다.”

-전당대회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가.

“혁신형 비대위에서 결정하면 될 문제다. 혁신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집단지도체제냐 단일지도체제냐의 문제도 비대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다.

다만 ‘당원 투표 100%’ 룰에 대해서는 적어도 당원과 일반국민 참여를 7.5대 2.5로 하고 있는 민주당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

당대표는 원칙적으로 당원이 뽑는 게 맞는다. 그러나 한국만의 독특한 정치 현실이 있다. 우리 당이 민의를 받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민심을 어느 정도는 포함해야 한다.”

-당권에 도전할 의향이 있나.

“아직은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전당대회보다도 혁신의 시점과 내용이 중요하다. 지금은 모든 관심을 거기에 두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인천 동·미추홀구 국회의원 당선인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윤웅 기자

-‘한동훈 책임론’에 대한 평가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지도부에서 전면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책임이 있다. 정치와 선거는 결국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그 쟁쟁한 후보들이 다 쓸려나갔다.

물론 한 위원장도 당이 나서서 모셔왔지만 정권심판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제대로 대처했다면 결과도 평가도 달라졌을 것이다.”

-선거 막판 이종섭·황상무 사태, 의정갈등 같은 ‘용산발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게 리더십이다.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과 단독 면담이라도 해서 (이·황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든 의사들과 직접 만나겠다고 하든 당이 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다.”

-한국 정치에서 바꿔야할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정치는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실종됐다. 이런 식으로 싸우는 정치가 세상에 어디 있는가.

이는 대통령제라는 승자독식의 권력구조에서 기인하는 문제다. 대화와 타협을 제도화하는 의원내각제든, 한국식 이원집정제든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이번에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 되는 걸 보면서 우리 당은 좋아했다. 민주당이 죽 쑤고 있으니까 우리 당에 잘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이 잘못되면 여당도 잘못되게 돼 있다. 민주당이 바로 서야 국민의힘도 바로 선다. 양당이 적대적 공생을 청산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과 혁신 경쟁을 펼쳐야 한다.”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중점 과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에 대비해 우리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북핵 폐기와 연계해 한국도 같이 폐기하는 식의 제한된 조건 위에서 ‘자위적 핵무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 정부는 북핵 ‘폐기’가 아닌 ‘관리’로 선회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또 방위비 분담금 등 한국의 부담도 커질 것이다.

결국 우리가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제한된 의미의 핵무장 준비다.”

인천=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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