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떡해…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 모두 떠나

아이들 어떡해…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 모두 떠나

입력 2024-04-23 07:08 수정 2024-04-23 10:16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모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최근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강희경·안요한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지난달 말 본인 진료실 문에 ‘사직 안내문’을 붙였다. 이들은 안내문에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올해 8월 31일”이라며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분들을 보내드리고자 하니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안내했다. 서울은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지역은 9곳이었다. 이 중 3곳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0개월 뒤에나 진료가 가능해 환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들은 “소변 검사 이상, 수신증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분께서는 인근 종합병원이나 아동병원에서 진료받으시다가 필요시 큰 병원으로 옮기셔도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하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는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소아 신장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과목으로, 서울대병원은 국내 유일의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2명이다.

만성 콩팥병 등으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전국에 100명 안팎인데 이 가운데 50~60%가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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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또 다른 ‘빅5’ 병원에서도 실제로 현장을 떠나려는 교수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교수들은 돌보던 환자를 정리하거나 새로운 병원·의료진에게 연계해주면서 사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오는 25일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현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의대 교수들의 이탈이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정부는 당장은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사직서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형식적 요건과 여러 가지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절차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오는 25일 당장 효력이 발휘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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