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보수당, 무능·내분에…정권교체 가능성 커

영국 집권 보수당, 무능·내분에…정권교체 가능성 커

입력 2024-04-28 18:34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년 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영국 보수당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실시될 총선에서 노동당에 참패할 위기에 처했다. 브렉시트 이후 이어진 내부 분열과 정책 실패로 인해 14년 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2019년 총선에서 43.6%의 득표율로 큰 승리를 거둔 보수당이 차기 총선에서 최악의 패배를 앞두고 있다”며 “집권당은 많은 유권자들로부터 국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2022년 이후 줄곧 노동당에 큰 격차로 뒤처져 있다. 영국여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동안 노동당은 평균 44~46%대, 보수당은 23~29%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보수당의 쇠퇴는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보수당 정권의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안이 가결되자 EU 잔류를 원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즉각 사임했다. 후임 총리 테리사 메이는 EU와 브렉시트 조건을 협상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국경 문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 등을 놓고 협상하던 메이는 합의안이 거듭 부결되자 2019년 6월 사퇴했다. 영국의 EU 탈퇴는 결국 보리스 존슨 총리 시절인 2021년 1월에야 최종적으로 이뤄졌다.

보수당의 위기는 잦은 지도부 교체로 증폭됐다. 2022년에만 총리가 3번 바뀌었고, 존슨의 후임인 리즈 트러스는 취임 후 7주 만에 물러나며 사상 최단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트러스의 뒤를 이어 경제 전문가인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취임했지만 그 또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입소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에 대한 부정 평가는 무려 75%에 달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예산책임처는 올해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0.8% 증가에 그치고 1인당 GDP는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당은 우선 다음 달 2일 열리는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관건은 현재 보수당이 장악하고 있는 웨스트 미들랜즈와 요크·노스요크셔 시장선거다. WP는 “이 두 곳 시장선거의 패배는 다가올 총선의 참패를 알리는 지표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을 이끄는 키어 스타머 대표는 경기 부양과 국가 재건,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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