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자물가, 여름철 강우량에 치명적…근원물가엔 영향 미미해”

KDI “소비자물가, 여름철 강우량에 치명적…근원물가엔 영향 미미해”

입력 2024-05-09 18:27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승희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상기후 중에서도 여름철 강수량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소비자 물가와 기온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온이 과거 추세 대비 10도가 오르거나 낮아지면 물가가 단기적으로 0.04% 포인트 뛰어오른다고 밝혔다.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제목의 보고서는 특히 강수량은 물가 영향이 더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강수량이 100㎜ 증가 또는 감소하면 물가는 0.07% 포인트가 올랐다. 해당 분석은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여년치 자료를 토대로 했다.

강수량 영향은 특히 여름철 물가에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철 강수량이 과거 추세 대비 100㎜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각각 0.09% 포인트, 0.08% 포인트가 올랐다. 여름철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거나 낮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시피 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후 충격’이 부르는 물가 상승은 신선식품 가격과 연관성이 높다. 신선식품 가격은 평균 기온이 추세 대비 10도 오르면 최대 0.42% 포인트, 평균 강수량이 추세 대비 100㎜ 증가하는 경우 최대 0.93% 포인트 오르며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상기후 현상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못 박았다. 기온·강수량 변화가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1~2개월 수준에 그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승희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날씨 충격이 1개월간만 발생한 경우를 가정한 결과인데 이 충격이 2~3개월 연속 발생하면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후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근원물가는 계절 영향이 큰 농산물과 외부 요인이 큰 석유류 등 품목을 제외한 물가를 말한다. 기후 때문에 물가가 오르며 근원물가와 차이를 보여도 2년 정도면 그 격차가 사라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해당 분석을 바탕으로 먹거리 물가가 오른다고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신선식품 가격 변동에 통화정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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