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요금, 이제 없다” 백종원 등판에 확 바뀐 ‘춘향제’

“바가지요금, 이제 없다” 백종원 등판에 확 바뀐 ‘춘향제’

백종원 대표 ‘음식 컨설팅’ 화제
네티즌 후기 쏟아져…가격·맛 다 잡았다
정찰제·키오스크 도입으로 가격 인상 방지

입력 2024-05-12 13:52 수정 2024-05-12 14:05
한 네티즌이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제94회 춘향제 먹거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장 가보고 싶다” “가격도 싼데 맛있어 보인다”

지난해 ‘바가지요금’ 논란에 휩싸였던 전북 남원의 대표 축제 ‘춘향제’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호평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먹음직스러운 축제 음식 사진에 네티즌의 반응이 뜨겁다. 실제로 축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기도 쏟아졌다. 남원시 관계자는 “현장을 찾은 시민들 역시 반응이 무척 좋다”고 전했다.

“진짜 축제 느낌…상인들도 신나 보여”

1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0일 개막한 춘향제의 먹거리 사진이 확산됐다. 한 네티즌이 여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시민들의 후기 글을 종합한 게시물이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는 ▲장작나무 직화구이 통닭(1만5000원) ▲흑돼지 버크셔 국밥(6000원) ▲파프리카 소시지(3500원) ▲참나물 부추장떡(3000원) 등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됐다. 지역 특색을 살린 메뉴 외에 각종 분식, 반미 등 통상 축제에서 판매되는 메뉴들도 있었다.

제94회 춘향제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94회 춘향제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은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 각 음식들의 가격에 주목했다. 특히 한 시민이 최종적으로 구입한 먹거리는 전과 국밥 등 메뉴 5가지에 막걸리 3병으로, 가격은 총 2만9000원이었다. 이 게시물에는 “다 맛있어 보인다” “진짜 축제 분위기 난다” 등 200여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어제 다녀왔는데 음식도 다 맛있고, 축제도 재밌었다” “상인분들도 신나서 일하시더라” 등 직접 다녀온 시민들의 댓글도 있었다.

제94회 춘향제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다른 네티즌 B씨가 올린 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B씨는 전 2장과 막걸리 1병을 총 9000원에 구입했다며 “지난해 말도 안 되는 ‘4만원 바비큐’ 사건이 있었는데, 아예 다른 축제가 된 느낌”이라고 했다.

“문제는 자릿세”…정찰제 도입

지난해 열린 춘향제는 일부 음식의 터무니없는 가격과 부실한 양 때문에 큰 논란이 됐다. 양배추 위에 고기 몇 점이 올라간 바비큐가 4만원에 판매됐고, 해물파전(1만8000원)이나 곱창볶음(2만5000원) 등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액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역 먹거리를 소개한다는 축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춘향제에서 논란이 됐던 '4만원짜리 바비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남원시는 ‘바가지 축제’ 오명을 벗기 위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발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백 대표에게 이번 춘향제의 음식 컨설팅을 맡겼다. 백 대표는 축제가 열릴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남원 특산물인 흑돈·파프리카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는 등 세심한 컨설팅에 나섰다. 이 과정은 지난 2일 백 대표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제94회 춘향제가 열릴 현장을 찾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백 대표 유튜브 캡처

백 대표가 꼽은 바가지요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릿세’였다. 백 대표는 영상에서 “이런 축제의 문제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먹거리 부스를 쪼개 분양하듯 자릿세를 받는다는 거다. 당연히 음식값도 비싸진다”며 “우리가 들어가는 축제는 절대 자릿세가 없다. 축제를 통해 지역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즐거움을 주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백 대표의 컨설팅에 따라 시는 올해 춘향제에서 지역 상인들에게 먹거리 부스와 농특산물·소상공인 판매 부스 126개를 직영으로 임대했다. 입점권 전매를 금지했으며, 모든 메뉴는 가격·중량을 표시한 정찰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모든 메뉴는 반드시 ‘1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시는 이를 어긴 사례가 적발될 경우 즉시 퇴거 조치하고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오스크로 가격 인상 방지…‘암행어사’ 제도도

상인들이 현장에서 가격을 올려 받는 일은 없을까. 시는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방지했다는 입장이다. 각 부스에서 상인들에게 직접 주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먹거리 전체를 키오스크에서 통합해 주문받고 시민들이 직접 결제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행사 준비 과정에서 (각 부스들의) 판매가격을 미리 조사했지만, 현장에서 올려 받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 면대면 주문이 불가능해 상인들이 임의로 가격을 바꾸는 일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94회 춘향제에 도입된 키오스크. 시민들은 이 키오스크를 통해 먹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하는 ‘암행어사’ 제도와 ‘바가지요금 센터’도 운영 중이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비밀리에 민생을 살피는 암행어사였던 점에서 착안해 마련한 시스템이다. 시 관계자는 “(관계자들이) 암행어사 마패가 그려진 전통 한복을 입고 축제장을 돌아다니며 부당 가격이나 불친절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시와 정식으로 계약된 업체와 관련해 바가지요금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없다고 한다.

제94회 춘향제 이틀째인 11일 전북 남원시 요천의 섶다리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연합뉴스(남원시 제공)

시 관계자는 “방문하신 분들의 평가가 정말 좋다. (시민들이) 맛과 가격에 모두 만족하고 계신 것 같다”며 “행사 마지막까지 철저히 관리·점검해서 지난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94회째를 맞은 춘향제는 오는 16일까지 남원시 광한루원과 예촌, 요천둔치, 사랑의광장 일원에서 ‘춘향, COLOR愛 반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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