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병 날아든 인천 유나이티드… “유야무야 넘어간 탓”

다시 물병 날아든 인천 유나이티드… “유야무야 넘어간 탓”

“지난해 대처 제대로 못한 구단 책임” 비판

입력 2024-05-12 15:07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 경기장에 물병들이 던져져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규모 물병 투척 사건으로 징계 위험에 직면했다. 인천 팬들은 지난해 물병 투척 사건이 있었음에도 구단 측 조치가 미비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인 더비’는 라이벌전답게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경기 내내 양 팀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을 펼쳤고, 인천의 제르소가 서울 최준을 세게 밀쳐 퇴장당하기도 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벌어졌다. 승리한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상대 팀 팬인 인천 서포터즈를 향해 두 팔을 벌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를 도발로 해석한 인천 서포터즈는 격분하며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던졌다.

요니치를 비롯한 인천 선수들이 만류에 나섰지만 물병은 계속해서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 주장 기성용이 물병에 급소를 맞아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선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 펼쳐진 만큼 징계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대회 규정에 따르면 관중의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은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 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인천 구단 측 역시 잘못을 인정하며 사건 당일 사과문을 냈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11일 “K리그를 사랑하는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며 “향후 우리 구단은 물병 투척과 관련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다만 축구 팬들은 앞서 벌어진 유사한 사태에서 구단 측의 미흡한 조치가 유사한 사태를 유발했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지난해에도 인천 감독을 향해 팬 한 명이 물병을 던진 일이 있었는데, 구단 측의 부실 조치로 팬들 사이에서 비매너 행동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한 인천 팬은 12일 인천 유나이티드 팬 커뮤니티에 이같이 지적하며 “그때 대처를 제대로 못 해서 이번에 (사건이) 터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만 영구출입정지지 (지난해에 물병을 던진 팬이) 계속 들락날락하는 걸 방관하다가 하나둘 목격담 나오니 그제야 잡는다고 했지만 최근까지도 목격담 나오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니 ‘던져도 잠깐 화제되고 마네’ 같은 인식이 알게모르게 퍼져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식별된 팬 중에 시즌권자는 시즌권을 환불하고, 티켓 예매도 막는 등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팬 역시 같은 커뮤니티에 “작년에 물병 던진 사람 유야무야 넘어가더니 이번 물병 던진 사람들도 ‘나도 그냥 넘어가겠지’라며 던졌을 거다”며 “상처받았을 선수들도 안쓰럽다”고 비판의 글을 올렸다.

한편 인천 관계자는 뉴시스에 “(사건 당시) 영상을 토대로 물병을 투척한 팬들을 식별할 계획이다. 원인 조사는 구단은 물론 연맹에서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병을 투척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 밝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