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모찌’ 새주인 찾았다… ‘시한부 옛 견주’ 조작 의혹도

유기견 ‘모찌’ 새주인 찾았다… ‘시한부 옛 견주’ 조작 의혹도

새 주인 “사연 조작 의혹, 상관 없이 입양하겠다”

입력 2024-05-16 18:54
동물보호단체 엘씨케이디(LCKD) SNS캡처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견주가 자신의 반려견을 잘 돌봐달라는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는 사연 속 유기견 ‘모찌’가 최근 새 주인을 찾았다. 온라인상에선 위암 말기라는 견주의 사연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나, 입양자는 의혹과 상관 없이 입양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16일 동물보호단체 엘씨케이디(LCKD)는 SNS에 글을 올려 “(경기도 성남)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 유기됐던 모찌가 지난 14일 새로운 가족 품에 안기게 됐다”며 입양 완료 소식을 알렸다.

LCKD는 “여러 의혹이 있음에도 아이 하나만 보고 가족이 돼주신 입양자님께 감사드린다”며 “저희는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엘씨케이디(LCKD) SNS 캡처

모찌가 발견됐을 당시 근처에는 견주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4장의 손편지도 함께 놓여 있었다. 편지에는 “5년 전 가족들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내고 모찌만 보며 견뎌왔다”며 “모찌를 끝까지 지키고 싶었으나 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아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두고 간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해당 사연은 여러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며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 블로그에 올라온 '호치' 사진(왼쪽)과 '모찌'(오른쪽). SNS 캡처

그러나 이후 온라인에서는 ‘모찌’의 견주가 시한부 여성이 아닌 한 남성이며 사연 역시 조작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 의혹은 네티즌들이 한 블로그 글에서 모찌와 외형이 비슷해 보이는 ‘호치’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호치’와 ‘모찌’의 비교 사진을 올리며 코 옆 무늬와 목줄 대신 강아지의 어깨와 목을 감싸는 장치인 하네스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호치’와 ‘모찌’의 비교 사진을 올리며 코 옆 무늬와 목줄 대신 강아지의 어깨와 목을 감싸는 장치인 하네스가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NS 캡처

해당 글을 남긴 블로거 A씨가 호치를 모찌로 둔갑시켜 유기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블로그 글에 등장하는 ‘호치’는 한 유기견 카페에서 임시보호를 맡아달라는 사연을 접하고 일주일 가량 임시보호했던 강아지”라며 “임시보호 후 견주에게 안전하게 돌려준 상태인데, (내가 유기했다는) 오해가 퍼지고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편지에 적혀있던 사연도 다르다고 했다. A씨는 “호치의 실제 견주를 만났을 때 말기암이라는 사연과 달리 눈이 점점 안보이는 병에 걸려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며 “교통사고도 견주 가족이 아닌 호치가 당해 아픈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임시보호 당시 호치가 가족 구성원의 입을 물어 크게 다치는 상황이 있었다”며 “호치 견주 분이 이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었는데, 지금은 없는 번호라며 연락이 아예 되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모찌의 새로운 입양자는 이런 논란에 ‘상관하지 않고 입양했다’는 입장이다. LCKD 관계자는 “입양자 분에게 사연 조작 의혹에 대해 고지를 했고, 오히려 (입양자가) 의혹에 대해 더 많이 아시고 계신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입양자 분은 ‘모찌의 과거가 진실이든 거짓이든 모찌의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입양자 분은 ‘내가 걱정되는 건 과거가 아니라 모찌가 혼자있을 때 얼마나 짖는지, 분리불안 정도는 어떤 지 등 모찌를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실질적인 부분’이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입양자는 30대 부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LCKD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강아지를 오래 키운 경험이 있고, 삶의 계획 속에 유기견 입양이 있었는데 모찌 사연을 접하고 그 시점을 앞당긴 것뿐이라고 했다”며 “이런 분들이라면 모찌를 보내도 될 것 같다고 판단해 입양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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