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고시요? 안 볼래요”… 응시생 1000명선 붕괴

“목사 고시요? 안 볼래요”… 응시생 1000명선 붕괴

예장통합, 올해 997명 응시…예장합동 강도사 고시는 5년새 반토막
“신대원 특단 개혁 조치 없으면 교단도 흔들린다” 경고 봇물

입력 2024-05-22 15:00 수정 2024-05-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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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장로교단 목사(강도사) 고시 지원자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목회자 수준 저하가 의심되는 징후까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80~90년대 교세 성장기에 정원을 대폭 늘린 신학대학원(신대원)들은 통폐합이나 ‘정원 절반 이상 감축’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내놓지 못해 장기적으로 교단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주요 교단 정기총회를 앞두고 교단마다 현실적인 신학대학원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올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 강도사 고시 응시자는 424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795명에 달했던 응시자가 불과 5년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강도사 고시 합격자는 1년 후 소속 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는다.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김의식 목사)는 올해 처음으로 응시자 1000면 선이 무너졌다. 예장통합 총회의 올해 응시자는 997명으로 2019년(1447명)과 비교해 30% 이상 줄었다.


응시자 감소가 목회자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는 21일 사설에서 “목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성경 과목’ 평균 점수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고시위원회는 성경 과목의 경우 ‘목사고시를 위한 핵심지침서’에서 대부분(80%) 출제하는데도 지난해 초시생 중 약 65%가 성경 과목을 과락 했다”고 꼬집었다. 문제를 알려주는 데도 불합격하는 응시자가 절반이 넘는다는 의미다.

결국 신대원 정원을 현실에 맞게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목사 후보생을 양성하는 예장합동과 통합 총회 산하 신대원은 모두 11개로 해마다 1000명 가까운 졸업생이 배출된다. 총신대와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 등 예장합동 산하 신대원에서는 올해 440명이 배출됐다. 예장통합의 장로회신학대와 서울장신대, 대전신대, 한일장신대, 호남신대, 영남신대, 부산장신대 신대원 졸업생은 494명이다.

예장통합 총회의 총대 A목사는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목사 고시 응시자가 계속 줄어드는데 신대원 정원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건 무의미하다”면서 “각 대학의 생존을 고민하기에 앞서 총회 차원에서 과감한 대책을 마련해 5~10년 이후 미래를 준비하고 교단의 부담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예장통합 총회는 총회 신학대학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대학 통폐합까지 염두에 둔 논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과감한 시행으로는 이어지기에는 각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 과정도 거쳐야 하는 등 난관이 적지 않다. 예장합동은 교단 차원의 논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김명실 영남신대 교수는 “신학대 통폐합만이 출구는 아니고 현장 친화적 대책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신학대 정책을 마련하는 신학교육부 위원으로 이사장과 총장만 가는 게 아니라 평교수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실질적 대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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