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도 축의금 주세요”… 공공기관서도 불만 터졌다

“비혼도 축의금 주세요”… 공공기관서도 불만 터졌다

IBK기업銀 노조, 비혼 축의금 논의
사기업에선 이미 도입 경우 많아
“형평성 고려” vs “저출산 가속화”

입력 2024-05-23 09:58 수정 2024-05-23 13:23
한국한부모연합, 정치하는 엄마들 관계자들이 2021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비혼출산 혐오세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가족기본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사기업에서 ‘비혼 축의금’을 속속 도입하는 가운데 국책은행 노조에서도 이런 논의가 나왔다. 비혼자에게도 기혼에 준하는 복지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과 공적 기관이 앞장서서 출산율 저하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비혼을 선언한 임직원에게 비혼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결혼한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축하금 등을 지급하는데, 일부 조합원이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직원도 결혼에 준하는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따른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국책은행이다.

실제 사기업 가운데는 비혼 선언자에게 축의금을 지급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SK증권은 비혼을 선언할 경우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를 이뤘다. LG유플러스는 비혼 선언 시 결혼지원금에 준하는 금액(기본급 100%)과 유급휴가 5일이 지급된다. 롯데백화점도 40세 이상 직원이 비혼 선언을 할 경우 경조금과 유급휴가 5일을 주고 있다.

다만 ‘비혼 선언 축의금’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비혼 직원들은 “애초에 결혼 여부에 따라 복지 수준이 갈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비혼 선언 축의금을 적극 환영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녀를 갖지 않을 경우 학자금 지원에 준하는 다른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책기관이 비혼을 장려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론조사 플랫폼 서치통이 지난해 1월 2276명을 대상으로 LG유플러스의 ‘비혼 지원금’ 관련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응답자 55.4%가 부정 의견을 내놨다. 긍정 의견은 23.2%에 불과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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