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신천지 이만희가 미국에 60억짜리 건물 산 이유?

[현장]신천지 이만희가 미국에 60억짜리 건물 산 이유?

[아메리카 대륙 위협, 한국발 이단] <중> 교민·현지인 노리는 가짜들
현지 전문가들 “이단 정보 전무한 현지인에 ‘한류’타고 접근”

입력 2024-05-24 08:25 수정 2024-05-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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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미국 서부 지역을 관할하고자 캘리포니아주에 사들인 가주시온교회 건물 전경. 실제로는 애너하임 N.레드검스트리트에 있지만, 구글맵에서 주 정부에 등록된 시설 명칭을 검색하면 전혀 다른 곳이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애너하임에는 대형 신천지 건물이 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60억여 원을 현지로 보내 2017년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가주시온교회(California Zion Church)’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이곳을 찾았다. 2층짜리 건물 외벽에 ‘LA Zion’(LA시온)이라고만 적혀있어 겉모습만으로는 신천지 건물임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미주바이블백신센터장 에스라 김 목사는 “주 정부에 등록된 시설 이름으로 검색하면 다른 장소가 나온다”며 “될 수 있는 한 정체를 숨기려고 10여 년 전 사용했던 과거 주소를 바꾸지 않고 놔둔 것이다”고 귀띔했다.
바이블백신센터장 양형주 목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 건물 앞에 놓인 비석을 바라보고 있다.

비석에 적힌 명패.

건물 입구 한쪽에 놓인 사람 키만한 삼각형 비석만이 이곳이 신천지 건물임을 알 수 있었다. 비석에는 ‘기념식수’라고 적힌 동판이 붙어있었고 마지막에 ‘35.06.10 약속의 목자’라고 적혀있었다. 신천지의 날짜 표기법으로 2018년 6월 10일 이만희가 이곳을 방문했다는 의미다.

건물을 둘러보던 중 신천지 관계자가 나와 일행을 막아섰다. 사진 찍지 말고 사유지 밖으로 나가라며 소리쳤다. 이 관계자는 이만희가 영생불사하리라 믿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했다. 모략 포교도 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최근 한 신천지 교육센터 앞에서 신천지의 문제점을 알렸던 적이 있는데, 당시 신천지 강사가 부랴부랴 수강생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속하는 모습을 봤다”며 “여전히 정체를 숨기고 세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성경공부 과정에 참석했다가 빠져나온 한 미국인 피해자(마이크 든 이)가 이날 캘리포니아 바이올라대학교에서 열린 미주바이블백신센터 개소식에서 자신의 피해 경험당을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주바이블백신센터장 에스라 김 목사, 피해자, 양 목사.

미국에서 만난 신천지 탈퇴자들도 한목소리로 신천지가 정체를 숨기고 접근했다고 주장한다. 이들 모두 앞선 신천지 관계자처럼 신천지가 말하는 ‘실상’을 확고히 믿었지만, 결국 신천지의 숱한 교리 변개를 보며 허상이었음을 깨닫고 탈퇴했다.

미국인 크리스(30)씨는 2018년 만난 여자친구가 신천지 신도였고, 일부러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는 “여자친구를 따라 신천지의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했는데 참석자 중 절반은 마치 처음 공부하는 학생인 척 위장한 신천지 신도였던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며 “나처럼 새로 온 학생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잎사귀’ 역할을 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내 부서장까지 맡았던 40대 중반의 제시카(가명·여)씨도 “신천지는 성경공부 대상자의 성격이나 환경 그리고 심지어 이단경계의 수준까지 고려해 치밀하게 계획한다”며 “대상자의 성격에 따라 맞춤형 교사 또는 ‘잎사귀’를 붙이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김 목사에 따르면 한 탈퇴자는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어 지나가던 이의 도움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모두 신천지 신도에 의해 잘 짜인 각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천지가 미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줌으로 연 성경공부 모임에 신천지 강사를 비롯해 수강생들이 참여한 모습. 절반 이상이 신입 수강생으로 위장한 신천지 신도들이다. 에스라 김 목사 제공

미주바이블백신센터가 이날 캘리포니아 바이올라대학교에서 연 센터 개소식에서는 중남미 지역의 이단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온두라스의 호세 곤잘로스 앙헬레스(51) 목사는 “중남미 지역에서는 ‘케이 팝’ 같은 한국문화나 SNS를 통한 미디어 포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공영방송처럼 영향력이 큰 매체를 활용하는 예도 있다”고 전했다. 박희성 온두라스 선교사도 “코스타리카의 경우 현지 교회협의회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를 회원으로 받아들였을 만큼 중남미에는 이단에 관한 정보가 적다”며 “특히 중남미는 서로를 ‘아미고’라 부르는 친구 중심의 문화가 강해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이단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스티브 매튜스가 이날 개소식에서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단종교단체들의 현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내 한국발 이단·사이비의 큰 문제는 관련 정보가 거의 전해지지 않아 경계심이 낮다는 점 그리고 다음세대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이단·사이비를 연구하는 미국인 기독교 변증가 스티브 매튜스는 “최근 들어 새로운 종류의 이단·사이비가 창궐하는데 특히 아시아에서 시작된 단체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젊은이들을 목표로 삼는데, 전통적인 이단·사이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통제가 아주 심하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너하임(미국)=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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