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망막 훼손”… 고작 ‘옆반’ 교체 처분 시끌

“학폭으로 망막 훼손”… 고작 ‘옆반’ 교체 처분 시끌

학급 교체에도 피해 학생 2차 가해 호소
“반 찾아와 도발, 마주치면 욕설·침뱉기”

입력 2024-05-27 05:46 수정 2024-05-27 10:12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폭 사건의 피해 학생 얼굴. 연합뉴스

충남 아산에서 중학교 입학 일주일 만에 학급 내 학교폭력(학폭) 사건이 벌어졌는데 가해자에 대해 고작 ‘옆반’으로 이동시키는 처분이 내려져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호소가 전해졌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월 7일 중학교 1학년 A군(13)은 방과후 아산 모처에서 동급생 5명에 둘러싸여 이 가운데 같은 반 친구 B군(13)에게 폭행당했다.

B군은 A군 몸 위에 올라타 왼쪽 눈과 얼굴에 여러 차례 주먹을 휘둘렀고, A군은 왼쪽 눈이 망막 안쪽까지 훼손돼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아 실명 위기까지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측 주장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 아산으로 이사한 뒤 친분이 없던 B군으로부터 SNS를 통해 욕설이 섞인 협박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같은 중학교, 같은 반에 배정된 뒤 B군의 괴롭힘은 더 노골적으로 심해져 입학한 지 일주일도 안 돼 학폭 사건이 발생했다.

지속적으로 받은 SNS 협박 메시지. 연합뉴스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B군에게는 강제 전학 아래 단계인 학급 교체 처분과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정당방위 등을 한 A군에게는 서면 사과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B군은 A군 바로 옆반으로 학급이 교체됐고, 이후에도 A군은 교내에서 B군을 계속 마주치며 2차 가해는 이어졌다.

A군 어머니는 “가해 학생이 아이 반까지 찾아와 도발하고 지나칠 때마다 욕설을 내뱉거나 어깨를 툭 치는 2차 가해 행동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아이는 여전히 심리치료를 받으며 고통 속에 있는데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가 없는 가해 학생을 매일 마주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더 강력한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폭심의위원회 시스템 또한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A군 어머니는 “심의위원들이 학폭 사건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않은 채 심의를 진행해 사안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며 “가해 학부모는 실제로 사과도 하지 않았는데 피해 학부모인 내가 사과를 거부했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적혀 있더라”고 비판했다.

아산교육청 측은 “학폭 관련 처분은 심의위원들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 교육청에서 간섭할 수 없지만 행정 절차에 따라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면서 “가해 학생이 접근금지 처분을 어기는 부분은 학교 측에 더욱 세심하게 지도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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