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에 “핵” 日에 “영토” 말한 푸틴, 韓에 “관계 회복”

서방에 “핵” 日에 “영토” 말한 푸틴, 韓에 “관계 회복”

푸틴 세계 16개 뉴스통신사와 대면 질의응답
“우크라 무기 공급 않는 韓에 대단히 감사,
수십년 쌓은 관계 유지해 미래엔 회복되길”

입력 2024-06-06 17:59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락타센터에서 세계 16개 뉴스통신사 대표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한국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국에는 핵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고 일본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관계 회복을 기대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락타센터에서 국제경제포럼(SPIEF)을 앞두고 세계 16개 뉴스통신사와 만나 대외정책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그가 비우호국 언론사들과의 질의응답에 나선 것은 지난달 집권 5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한·러 관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일할 때 러시아 혐오적 태도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분쟁 지역(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도 않는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인데, 향후 무기 지원 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 (한국에) 접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경계심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한·러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관련한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며 “지금은 경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쌓은 관계를 부분적으로라도 유지해 미래에는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여러 협력에서 문제를 만들어 애석하다. 이는 우리가 아닌 한국 지도부가 선택한 것”이라면서 “우리 쪽 채널은 열려 있다.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국 관련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는 압박인 동시에 집권 5기 외연 확장 차원에서 한국을 경제 협력국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와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겠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일본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면서 일본과 갈등을 빚는 쿠릴열도에 대해서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에 따른 러시아의 주권 영토다. 방문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당장 방문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 등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서방국 지원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지목하며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더 깊이 타격하면 재래식 미사일을 미국과 유럽의 타격권에 배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핵 정책이 있다”며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절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 주권과 영토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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