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손으로 넘어간 기독대학…“개신교 역사상 충격적 사건”

구원파 손으로 넘어간 기독대학…“개신교 역사상 충격적 사건”

김천대, 박옥수 등 8명 이사 선임해
예장통합 목사가 세운 대학으로 알려져
이단 전문가 “정통성 가지려는 속셈”

입력 2024-06-11 12:50 수정 2024-06-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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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대 전경. 김천대 제공

기독사학인 김천대(총장 윤옥현)가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측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기쁜소식선교회는 국내 개신교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개신교계 역사상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교회의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천대 법인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제2차 이사회를 열고 교육부 승인에 따라 이사진을 교체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강신경(1929~2019) 목사의 딸인 강성애 이사장과 윤옥현 총장 등 이사 전원을 교체했으며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씨 등 8명을 새 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의했다. 이사장 선임의 건은 오는 17일 다룰 예정이다.

김천대는 경상북도 김천시에 있는 대학으로 학생 수급이 원활치 못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기쁜소식선교회는 김천대에 재정 등을 지원키로 알려졌다. 학교 측에 따르면 기쁜소식선교회가 학교 측과 합의한 사항은 기독교 설립이념 계승을 비롯해 고용 승계, 200억원 규모의 재정지원, 교직원의 급여 삭감 복구, 대학이 정상화되면 대학 경영에 참여 등으로 알려졌다.

김천대 법인이사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 입장에선 교직원들 전체가 언제 학교가 폐교될지 몰라 늘 해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기쁜소식선교회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재정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교직원들이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게 됐으니 되레 고마운 사항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쁜소식선교회 이단 시비는 기독교계 안에서의 논쟁에 불과하다”며 “또 교육부 승인 하에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법적 문제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천대는 예장통합 소속인 강 목사가 설립한 학교 중 하나로 기독교 정신에 따라 운영해 온 학교다. 실제로 김천대 설립이념은 “인의와 사랑을 실천하고 대한민국의 교육이념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인격의 완성과 학술을 연마하고, 진리를 탐구해 국가와 인류문화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성실∙봉사하는 창조적인 인재의 양성을 설립이념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는 기성 교회를 다니던 기독 학생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기쁜소식선교회가 기독교 설립이념을 계승하겠다는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이단 교리를 가르칠 수 있단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탁 소장은 이어 “이단·사이비 단체들은 기존 교회 용지를 매입하거나 자신들만의 학교를 세워 포교 활동을 펼쳐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태는 기존 기독교 대학의 경영권을 받은 것으로 지금껏 봐 온 문제와 수준이 다르다. 한국교회가 충격을 받고 공동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영권 한국교회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사무총장은 “협의회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협의회는 교단 이단대책위원장들과 논의 후 긴급 성명 등을 발표해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쁜소식선교회는 최근 교회에서 생활하다가 학대로 숨진 여고생이 다니던 인천 한 교회 기관이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교회 합창단장 A(52·여)씨와 단원 B(41·여)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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