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사법리스크… 아들, 총기 불법소지 혐의 유죄

바이든도 사법리스크… 아들, 총기 불법소지 혐의 유죄

입력 2024-06-12 05:08 수정 2024-06-12 07:49
영 부인 질 바이든(왼쪽) 여사와 헌터 부부가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가 총기 불법 소지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 자녀가 중범죄 혐의 유죄 평결을 받은 건 처음이다. 유력 대선 주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사법 리스크를 안고 대선을 치르게 됐다.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심리 시작 이틀째인 11일(현지시간) 오전 헌터에 대한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내렸다. 총 심리는 3시간 5분에 불과했다. 워낙 결정이 빨리 내려져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평결문 낭독이 끝난 이후에야 법정에 도착, 법정을 떠나는 헌터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헌터는 “결과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를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미국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재판을 담당한 메리엘렌 노레이카 판사는 선고 공판 일정을 잡진 않았지만, 통상 120일 뒤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선 직전인 10월 초 형량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터는 2018년 10월 자신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대 2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그러나 단순 불법 총기 소지 혐의 형량은 대개 15~21개월 수준이고, 재판 전 석방 조건을 준수하면 투옥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헌터는 범죄 전과가 없고, 불법 총기 소지와 관련한 폭력 상황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배심원단에 참여한 한 남성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형량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헌터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는 대통령이지만 또한 아버지”라며 “질과 나는 아들을 사랑하며 오늘날의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며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는 동안 사법적 절차를 계속해서 존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헌터가 유죄를 받더라도 사면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선고 직후 워싱턴DC에서 열린 총기규제 옹호 단체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 행사에서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보편적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실시,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소송 면책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총기 규제 강화 연설은) 아들이 불법 총기 소지로 유죄 평결을 받은 대통령에게 어색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사건의 증도는 압도적이었고, 유죄 평결이 적절했다”며 “모든 혐의가 명백히 정치적 목적으로 제기된 트럼프 재판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주목하고 있는 사건은 오는 9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되는 탈세 혐의 재판이다. 헌터는 2016∼2019년 최소 140만 달러 세금을 내지 않고 고가의 사치품에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재판은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긁어모은 바이든 범죄 일가의 진짜 범죄에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부패한 바이든의 통치는 11월 5일 모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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