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총이에요” 무저항 美10대에 자경단 실탄 6발 쏴 사살

“장난감 총이에요” 무저항 美10대에 자경단 실탄 6발 쏴 사살

입력 2024-06-14 00:03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시애틀 렌턴의 한 스포츠용품점에서 17세 소년이 경비원이 쏜 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10대 소년이 장난감 총을 반품하려고 스포츠용품을 찾았다가 무장강도로 오인받아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미국 워싱턴에서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더 가디언, AP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워싱턴주 시애틀 렌턴의 한 스포츠용품점에서 하즈라트 알리 로하니(17)가 ‘자경단’을 자처한 아론 마이어스(51)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마이어스는 2급 살인 혐의로 재판에 기소됐다.

당시 로하니는 오작동하는 장난감 총을 반품하기 위해 친구 두 명과 함께 스포츠용품점을 방문했다. 주차장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마이어스는 로하니가 들고 있는 장난감 총을 발견했다.

마이어스는 장난감 총을 실제 권총으로 착각해 로하니에게 총구를 겨눴다. 로하니와 친구들은 손을 위로 올린 채 저항하지 않았다. 로하니는 들고 있던 장난감 총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BB탄 총”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그러나 마이어스는 비무장 상태인 로하니에게 실탄 6발을 쐈다. 복부와 등에 총을 맞은 로하니는 어머니를 부르짖으며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마이어스는 해당 매장에서 고용한 정식 경비원이 아니었다. 마이어스는 경비회사를 다니며 지역 치안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경단을 자처해 왔다. 그는 2022년에도 무고한 이를 의심한 적이 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있던 남성이 사람들에게 총을 겨눈 것을 봤다”며 911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해당 남성은 미무장 상태였다. 그가 총으로 착각한 물건은 자전거 부품이었다.

마이어스는 로하니 군 일행을 무장강도라고 생각했다며 “무고한 사람들과 내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마이어스의 변호사는 “이 비극으로 인해 한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마이어스도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도 “그는 누군가 다치기 전에 범죄를 멈추려 했을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는 장난감 총이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총을 들어 소년들을 폭력적으로 공격했고 로하니의 삶을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마이어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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