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만원에 팔리는 디올 가방, 원가 ‘8만원’이었다

385만원에 팔리는 디올 가방, 원가 ‘8만원’이었다

이탈리아 디올 ‘하청 착취’ 혐의 수사 과정서
가방 1개, 디올에 파는 가격 53유로로 드러나

입력 2024-06-14 09:40 수정 2024-06-14 11:29
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외국 디올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5만원)에 팔리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가방의 원가가 53유로(약 8만원)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을 제조하는 '디올SRL'에 대해 사법 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하고 1년 동안 회사를 감독할 사법 행정관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당 회사가 하청 업체의 노동 착취를 조장하거나 방치했다는 혐의에 대한 것이다.

34페이지 분량의 법원 판결문에서는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노동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공장은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온 불법 체류자를 주로 고용했는데 24시간 휴일도 없이 운영돼 근로자들은 작업장에서 새우잠을 자며 근무해야 했다. 해당 업체는 기계를 더 빠르게, 많이 돌리기 위해 안전장치도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생산 비용을 절감한 업체는 가방 1개를 53유로라는 싼값에 디올로 넘겼다. 디올은 이 가방을 자사 매장이나 백화점에서 2600유로를 받고 팔았다.

법원은 디올이 공급 업체의 가방 생산 조건이 어떤지, 기술 능력은 어떤지 확인하지도, 정기 감사를 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물었다. 디올도 하청 업체의 노동 착취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검경은 수년 전부터 명품 제조사 하청 업체의 노동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세계에서 팔리는 명품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이탈리아에서 중국인 등이 운영하는 협력 회사가 자국의 전통적인 가죽 산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법원으로부터 디올과 같은 처분을 받았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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