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칼부림’ 조선, 2심 선고 전 “감형 한 번 도와주세요”

‘신림 칼부림’ 조선, 2심 선고 전 “감형 한 번 도와주세요”

2심도 무기징역
공탁·반성문에도 1심 유지

입력 2024-06-14 16:03 수정 2024-06-14 16:04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조선(34)이 지난해 7월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대낮 서울 신림동 거리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재호)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2심 재판부는 “신림역 부근에서 대낮에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남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동기도 뚜렷하지 않아 예측할 수 없는 강력범죄에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 이후 일어난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모방범죄를 거론하며 “국민들의 공포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질책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21일 신림동 골목에서 흉기를 마구 휘둘러 20대 남성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에 앞서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고, 택시를 무임승차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조씨의 심신장애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감형 사유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조씨에 대한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유족들의 피해 감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해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사정도 적지 않다”면서도 “살인미수 피해자와 합의하고, 살인 피해자 일부 유족과 합의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이 일부 확인된다”고 밝혔다.

조씨는 선고 전 항소심 재판부에 다섯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 반성문에 “‘조금이라도 감형해주세요. 정말 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항소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법원에 공탁금을 내기도 했다. 형사 공탁 제도는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금액을 법원에 맡겨두는 제도다. 피해자 측 의사와 관계 없이 재판부 선처를 노리고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선고 전 ‘기습 공탁’하는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조씨 측 변호인은 선고 후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금액을 공탁한 것일 뿐, 선처를 노린 기습 공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