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장인 ‘주가조작’ 무죄판결 뒤집혔다

이승기 장인 ‘주가조작’ 무죄판결 뒤집혔다

견미리 남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
빌린 돈을 ‘본인 자금’으로 허위 공시 혐의
1심 유죄→2심 무죄→3심 파기환송

입력 2024-06-16 10:09 수정 2024-06-16 15:37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장인이자 배우 견미리의 남편이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재판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견미리 남편 A씨와 공동 운영자 B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 등은 2014년 11월∼2016년 2월 한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7000만여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회사는 2015년 3월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회사 대표였던 B씨와 견미리가 각각 자기 돈 6억원을 들여 신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견미리가 2014년 10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레오나드 S/S 2015 콜렉션(LEONARD PARIS Spring-Summer 2015 Collection)'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사실 B씨는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취득 자금을 마련했고, 견미리는 6억원 중 2억5000만원을 차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와 견미리는 같은 해 12월에도 각각 15억원을 차입해 전환사채를 취득했다. 사측은 이 건에 대해서도 이들이 자기 자금으로 전환사채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쟁점은 이처럼 주식과 전환사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를 사실과 다르게 공시한 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이 법은 중요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해 금전 등 재산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한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위법한 허위 공시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A씨는 징역 4년과 벌금 25억원을, B씨는 징역 3년과 벌금 12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 판결은 2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와 견미리의 주식·전환사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의 판단 기준인 ‘중요 사항’으로 볼 수 없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고법 판결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취득 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는 회사의 경영이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요 사항에 해당한다”며 “거짓으로 기재된 주식이 총 주식의 1.56%에 이르고, 이는 변동 보고의무 발생 기준이 되는 1%를 초과하는 규모”라고 판시했다.

이어 “B씨 등이 자기 자금으로 신주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고 공시되면 최대주주 겸 경영진이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줘 주가를 부양하거나 하락을 막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회사의 중요 사항에 관한 거짓 기재를 통해 금전 등의 이익을 얻고자 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피고인들의 공모나 가담 여부를 살펴보지 않은 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가 중요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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