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전공의 상관 없이 환자 치료만 하라는 건 가혹”

서울의대 교수 “전공의 상관 없이 환자 치료만 하라는 건 가혹”

“진료에만 충실한 교수가 정의인가”
“휴진 일정 조정 계획 없어”

입력 2024-06-17 17:06 수정 2024-06-17 19:28

휴진에 들어간 강성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17일 “전공의 상관 없이 병원에 남아 환자를 치료하는 건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강 교수는 이날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해 “잘못된 정책에 대한 더 이상의 침묵은 용서 받을 수 없다는 통절한 반성이 전국 2만명 교수들은 나서게 하고 있다”며 “진료만 충실한 교수가 정의일 수 없음을 정부와 국민도 찬찬히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식같은 전공의 학생들이 밖에 나간지 4개월이 되어가는데 그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교수는 병원에 남아 환자치료나 계속하라는 것은 천륜을 져버린 가혹한 요구일 수 있음을 역지사지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고 틈틈이 연구하는 대한민국 의료 주역들에 매질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은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만을 위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한국 의료는 붕괴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3개월간 정부와 국민에 수도 없이 말씀드렸지만 정부가 국민의 귀를 닫게 만들고 의견을 묵살했다”며 “정부가 끝까지 안 들어주면 휴진을 철회하고 항복 선언을 해야 하겠지만 이후 의료 붕괴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했다.


방 투쟁위원장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완전취소, 현장 의견 반영이 가능한 상설 의정 협의체, 2025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가 이같은 요구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휴진을 철회하고 소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휴진에 직접 참여하는 교수는 529명이다. 이는 진료에 참여하는 967명 교수의 절반이 넘는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일단 일주일보다 더 (휴진) 일정을 조절할 계획이 없다”며 “무기한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휴진 기간을 일주일로 고정한 게 아니라 진료일정이 일주일 단위로 변경되고 있어 다음주 일정 변경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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