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불법주차하고 ‘외교면책’ 주장한 APSCO 사무총장

中서 불법주차하고 ‘외교면책’ 주장한 APSCO 사무총장

입력 2024-06-20 11:38 수정 2024-06-20 11:51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16일 불법주차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욕설과 고성을 하는 영상의 일부. 바이두

중국 베이징에서 불법 주차한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욕설하는 영상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문제의 차량 운전자는 유치(58)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으로 중국 고위공무원 출신이었다.

20일 중국 홍성신문 등에 따르면 유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외교관 번호판이 달리 관용차에 남편과 애완견을 태우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도로 고속차선에 불법 주차했다. 차량 정체가 심해지자 시민들이 다가가 항의했지만, 유 사무총장은 차량 이동을 거부했다. 오히려 자신이 탄 차량이 대사관 차량이고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다며 큰소리를 치고 욕설까지 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에 “대사관 차량도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국기를 단 대사 차량도 도로에 주차하거나 공공 통로를 점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문제의 차량이 APSCO 명의로 등록돼 있음을 확인하고 유 사무총장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유 사무총장의 차량에 있던 반려견이 불법이라는 사실도 확인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홍성신문은 “경찰의 조치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함을 보여준다. 면책권은 규제를 무시하고 고의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부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변호사는 “외교면책권은 중국에 주재하는 외국 외교관에게 적용되는 것이지 중국 국민에겐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유 사무총장이 무지했거나 횡포를 부리는 데 익숙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사무총장은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 사과했다. 그는 “깊이 반성하고 모든 비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이번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초래된 부정적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유치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 사무총장이 불법주차와 외교관 면책특권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영상 일부. 바이두

유 사무총장은 베이징항공우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과학원 원격탐사연구소 종합국장, 국방과학기술산업처장, 우주국 시스템공학부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1월 임기 5년의 APSCO 사무총장으로 부임했다.

유 사무총장의 임기는 1년 이상 남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조기 사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APSCO는 중국이 창설하고 후원하는 국제기구로 중국 태국 파키스탄 등 7개 회원국과 2개 서명국이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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