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내 기도실, 기도제목 맞게 차 블렌딩…‘팝업 기도실’을 아시나요?

카페 내 기도실, 기도제목 맞게 차 블렌딩…‘팝업 기도실’을 아시나요?

서울 서대문구 카페에서 진행된 ‘팝업 기도실’
“정결해야만 갈 수 있다는 기도실 부담감을 허물고 싶어요”

입력 2024-06-20 16:51 수정 2024-06-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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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기도실' 프로젝트 참가자가 20일 서울 서대문구 카페 잘루에 마련된 기도실에서 기도하고 있다.

서울 ‘핫플레이스’ 연희동에 팝업 기도실이 열렸다.

십자가가 희미하게 비추는 하얀 간판을 지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 듯 고요했다. 20일 오후 2시 대낮인데도 카페 안 공간은 얼굴에 그림자가 질 정도로 어두웠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소리 없이 움직였다.

서울 서대문구 카페 ‘잘루(JALU)’를 들어서면 보이는 십자가 왼편에는 검은색 커튼으로 가려진 기도실이 마련돼 있었다. 5평 남짓 기도실 책상에는 감사·기도 제목을 적을 수 있는 엽서가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기도 제목과 성경 구절이 적힌 종이들이 한 면 가득 붙어있었다. 기도자가 들어가자 기도실은 20분간 커튼으로 닫혔다.

기도실 안에 놓여져 있는 말씀과 기도제목을 적을 수 있는 엽서.

기도를 마친 기도자는 “하나님 저에게 주어진 매일을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세요”라고 적힌 기도 종이를 최영윤 카페 잘루 대표에게 건넸다. 곧이어 위로의 말씀이 적힌 카드와 그 내용에 맞게 블렌딩 된 달달한 망고멜랑 차를 받았다. 최 대표는 “용기를 내기 위해 하나님 사랑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랑을 상징하는 단맛이 나는 차를 추천해드립니다. 하나님 사랑이 당신의 걱정을 어루만져주실 것입니다”라며 이 차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20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기도 프로젝트는 ‘히즈룸(His room)’이라는 제목으로 카페 잘루·기독교 유튜브 채널 ‘5호선 청년부’·기독교 굿즈 ‘낫마인’ 협업으로 마련됐다. 기도 프로젝트 참여자는 사전 예약으로 보장된 20분 기도 시간을 보낸 뒤 제출한 기도제목과 어울리는 맞춤형 차를 추천받는다.

기도자는 기도제목이 적힌 종이와 말씀카드, 블렌딩 된 차를 받았다.

기도 시간을 사치라고 여기는 청년들에게 온전히 기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제공함으로써 ‘거룩한 여백’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 취지다.

이 프로젝트를 제작한 하효선 작가(23)는 “서울 북적이는 핫플레이스에 기도실을 만든 것은 나에게 실험 같은 것”이라고 고백했다. 하 작가는 “청년들이 기도실이라는 공간을 떠올리는 이미지의 벽이 너무 높다. 청년들이 기도할 때 정결해야 할 것 같은, 위대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이 공간을 통해 하나님과 온전히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기도 프로젝트는 시작한 첫날부터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 이날 기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여정(36) 집사는 “회사에 있을 때 기도하고 싶지만 서울 내에서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출퇴근하며 정신없이 사회생활을 하다 일터 가까운 곳에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청년들에게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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