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용접중 불…수리기사, 맨손으로 꺼보려다 화상”

“에어컨 용접중 불…수리기사, 맨손으로 꺼보려다 화상”

역삼동 아파트 화재…3시간 만에 진화
에어컨 용접 과정서 불꽃 옮겨 붙은듯
목격자 “기사분, 손에 엄청나게 화상 입은 상태로 부랴부랴 전화”

입력 2024-06-21 05:50
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에서 20일 발생한 화재는 에어컨 용접 과정에서 불꽃이 옮겨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에어컨 수리기사는 맨손으로 불을 꺼보려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에어컨 수리기사 김모(51)씨는 경찰 조사에서 “에어컨 수리 작업 중 용접을 하다가 실외기 옆에 놓여있던 비닐봉지에 불이 붙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컨 가스 배관에 쓰이는 동관을 용접해 이어붙이는 과정에서 불꽃이 발생했고 주변 물질에 옮겨 붙었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작업 중 갑자기 발생한 불을 손으로 진압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화재 발생 이후 양 손과 왼쪽 발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서울 성동구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연기로 인해 눈에도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화재 목격자는 “(에어컨 기사분이) 손에 엄청나게 화상을 입으신 상태로 부랴부랴 어디다가 전화를 거시더라”며 “혼자서 용접 작업하시다가 스파크가 일어나서 불이 번졌는데 혼자서 어떻게 끄려고 노력하신 것 같다”고 YTN에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근 하교하던 학생들이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3분쯤 16층짜리 해당 아파트의 10층에서 시작된 불로 주민 약 40명이 대피하고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9층에서 발견된 11개월 남아와 15층에서 옥상으로 대피했던 5개월 남아는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른 주민 7명은 단순 연기 흡입으로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286명과 장비 45대를 동원해 오후 3시22분쯤 큰 불길 잡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4시36분쯤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주민 14명은 소방대원의 유도를 따라 옥상으로, 3명은 지상으로 각각 몸을 피했다. 2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폭염 속 옥상에 대기 중이던 주민들은 오후 4시8분쯤 전원 구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1일 오전 10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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