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Godflex)···‘청주의 밤을 은혜의 빛으로 비추다’

갓플렉스(Godflex)···‘청주의 밤을 은혜의 빛으로 비추다’

21일 청주 상당교회서 올해 두 번째 갓플렉스(Godflex) 개최
위축의 늪 빠진 청년들에게 진정한 희망의 본질 전해

입력 2024-06-21 22:50 수정 2024-06-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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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21일 진행된 갓플렉스(Godflex)에서 2000여명의 참석자들이 피아 워십의 인도에 따라 찬양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꿈을 이루길 갈망하지만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라고 자조하며 위축의 늪에 빠진 청년들이 전에 없던 고립을 경험하는 시대다. 하지만 고립의 울타리를 말씀으로 깨고 위기에 놓인 이들을 끌어안으며 ‘오직 은혜(Sola Gratia)’를 발견하는 청년들에게서 한국교회는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이 시대의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로하고 응원해왔던 국민일보 갓플렉스(Godflex)가 21일 오후 막을 연 집회에선 실패와 고난, 위기로 점철되던 순간들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마주한 ‘은혜 패러독스’ 이야기가 현장을 가득 메운 2000여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올해의 주제 ‘은혜의 빛 속에’로 흠뻑 젖어들게 해 준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 샬롬홀로 들어가 봤다.

믿음을 실천하는 피아(F.I.A)와 함께
“우리 다시 주께 나가네 감격의 그 자리로. 우리 지금 다시 일어나 은혜의 그 자리로.”(‘우리 다시 주께 나가네’ 중에서)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21일 진행된 갓플렉스(Godflex)에서 2000여명의 참석자들이 피아 워십의 인도에 따라 찬양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녹음이 우거진 숲길 사이로 빛이 비치듯 초록빛 조명이 뿜어져 나오는 공간에 두 팔을 하늘 향해 들어 올린 성도들이 찬양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이내 청중들은 무대 위 고백을 나누는 인도자 이동선(피아 워십 대표) 전도사에게 시선이 꽂혔다.

“저는 지난해 생각지도 못하게 뇌출혈을 겪었습니다. 의식을 잃었다가 기적처럼 이틀 만에 깨어났습니다. 하지만 평생 후각과 미각을 잃은 채 살아가야 했습니다.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찬양 사역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버겁고 인간의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주의 종으로서 마주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삶의 모든 과정이 ‘주님만을 섬기는 것에 후회함이 없음’을 끊임없이 고백하는 우리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현장에 모인 2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나의 평생에 가장 잘한 일은 내가 예수님을 주로 섬긴 것이라”(‘나는 주를 섬기는 것에 후회가 없습니다’ 중에서)를 찬양했다. 이날 갓플렉스를 샬롬홀 앞자리에서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낸 최현도(21)씨는 집회 시작을 4시간 앞둔 오후 3시에 현장을 찾았다.

그는 “교회 영상팀에서 봉사하고 있어서 집회가 열릴 때마다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갈급함이 있었는데 오늘은 원 없이 몰입하며 은혜를 누리고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현재 직장에 다니며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늘 집회를 통해 청년의 때에 하나님의 소명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가 21일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열린 갓플렉스(Godflex)에서 설교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악역이 좋으면 영화가 잘 된다’
찬양의 열기가 휘감은 무대에 오른 이는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댕기는 설교자로 알려진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였다. 그는 전 세계적 인기를 끈 마블(Marvel)사의 영화 ‘어벤저스’의 서사를 펼쳐 보이며 영화 속 악역과 인생의 고난을 받아들이는 크리스천의 자세에 대해 역설했다.

“영화 ‘어벤저스-인피니티 워’에 최악의 악당 ‘타노스’가 등장합니다. 우주의 절반을 날려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죠. 그렇게 강력해보이던 어벤저스 영웅들도 한 줌의 재로 사라집니다. 영화가 그렇게 끝납니다. 다음 편인 ‘어벤저스-엔드 게임’이 나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마블마니아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1년을 보냈을까요. 아닙니다. 영웅들이 돌아와서 어떤 모양으로든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로 보냈을 겁니다.”

임 목사는 이 과정이 ‘이미’와 ‘아직’ 사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를 믿고 구원을 얻은 이들에게 예비된 것이 ‘헤피 엔딩’임을 이미 알고 있는 크리스천들에게는 인생의 고난과 굴곡, 삶의 순간마다 등장하는 악역 같은 사람들마저 좋은 결과를 위한 극적인 장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감옥에 갇히고 노예 생활을 해야 했지만 결국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 아둘람굴에 갇히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평생 동지를 만난 다윗 등 고달프고 혹독한 상황을 지나 승리와 희망의 서사를 완성한 성경 속 인물들을 소개하며 청년들이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를 짚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세상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일과 ‘좋은 일에 필요한 일’이 있다는 마음가짐”이라며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주실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21일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열린 갓플렉스(Godflex)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소명’
집회에선 청년 창업가들의 ‘탑티어 멘토’로 꼽히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폴 매카트니(비틀즈) 전속 사진작가 김명중 작가, 인생역전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 강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무대 위 스크린에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소명’을 주제 문장으로 띄운 도 대표는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으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게 소명의 특별함이라고 전했다.

“굴지의 게임 회사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그 때 하나님이 보게 하신 것이 있습니다. 내 결과물로 인해 누군가가 피폐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시간, 에너지를 사용해서 누군가를 중독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가책을 직면하게 됐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그 자리를 떠나게 됐지요.”

그는 회사를 나와 비영리, 사회복지 영역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한 만족을 누릴 수 있었다. 이후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가 결합된 소셜 벤처 영역의 사업을 구상했고 때마침 대기업의 투자 제안까지 받으면서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콜링’이란 생각까지 들었지만 기대는 보기 좋게 어긋났다. 투자는 무산됐고 직원들과 힘겨운 광야 생활을 견뎌야했다. 고난의 시기를 이겨내고 큰 성장을 이뤘을 땐 설립멤버들과의 가치 갈등으로 인해 회사가 갈라지는 아픔이 찾아왔다.

도 대표는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인가’에 대한 본질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위기의 순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명은 직업이나, 성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가신 좁은 길을 따르는 것”이라며 “이 시대의 청년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엄청난 것을 이뤄내는 것에 매몰되기 보다는 특별한 계획을 예수 그리스도가 끌어가는 일에 참여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중 사진작가가 21일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열린 갓플렉스(Godflex)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두려워하지 말라’
스타트업 컨설팅 전문가가 내려온 무대 위엔 전 세계 셀레브리티들의 모습을 화각에 담는 사진 전문가가 올랐다. 스크린에는 한 문장이 청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두려워 말라(Don’t be afraid).’ 익살스런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명중 작가는 “쫄지마”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성경에서 무려 365회나 언급된 말이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실패, 남들과 비교되는 스펙 등에 대해 두려움을 내려놓으라”고 권면했다.

스크린에는 BTS, 엘리자베스 여왕, 조니 뎁, 마이클 잭슨, 전도연, 송강호 등 김 작가의 카메라로 담아낸 셀럽들의 자태가 탄성을 자아냈다. 그는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거듭되는 실패를 겪으면서도 묵묵히 내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건 세상의 도움이 아닌 하나님의 도움을 기대하는 마음을 새겼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하루는 매일 아침 기상과 함께 이뤄지는 30분간의 ‘큐티(QT)’로 시작한다. 김 작가는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닌 것처럼 우리의 존재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으며 항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 강사가 21일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열린 갓플렉스(Godflex)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청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청년들이 지향해야 할 행복과 긍정’
이날 집회의 마지막 메신저는 공무원 시험 최고의 한국사 일타강사로 알려진 전 강사였다. 그는 기도와 응답에 대한 착각으로 말문을 열었다.

“마라톤 영웅 손기정의 스승 김교신 선생님이 연말에 하는 기도가 있답니다. ‘하나님 올해 제가 했던 수많은 기도 중에서 대부분을 안 들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란 기도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보다 더 옳은 기도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는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하나님을 내 종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기도는 ‘스피킹’이 아니고 ‘리스닝’이에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귀 기울이는 겁니다.”

전 강사는 취업 연애 결혼 육아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며 우울해하는 청년들의 세태와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지표를 보이는 시대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비교하며 청년들이 지향해야 할 ‘행복과 긍정’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달러 대를 보이고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주 보다보면 15만 달러 수준으로 사는 것처럼 착각하게 돼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조건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긍정이 아니라 당장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게 긍정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하와이에서 선교를 위해 DTS 이중언어 프로그램 훈련을 받다가 지난해 돌아온 윤수민(24)씨는 “관계에 대해 혼란을 겪고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갓플렉스를 통해 응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와 함께 현장을 찾은 김승주(24)씨는 “갓플렉스가 청주 지역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또 나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의 하나님을 알게 해주는 선한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광복 목사는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축복하시고 우리의 이름을 높이시며 우리의 평생을 책임져주신다”며 “갓플렉스를 통해 이 땅의 더 많은 청년들이 복음 안에서 도전과 소망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갓플렉스는 국민일보와 국민일보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이병구 네패스 회장)이 시대적 어려움 앞에서 위축을 겪는 청년들을 격려하고 도전을 심어주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진행해 온 행사다.

올해는 부산을 시작으로 청주, 천안 백석대(9월 4일), 서울(12월 15일)까지 연속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 현장 영상은 갓플렉스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청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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