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는 핵”…미국서 커지는 ‘한국 핵무장론’

“핵에는 핵”…미국서 커지는 ‘한국 핵무장론’

입력 2024-06-22 12:12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협력 관계를 격상하자, 미국 내에서 한반도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우리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냉전 시대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북러 관계가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핵무장이 차악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일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걱정한다”면서 “한일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 않을 것이나 미국의 도시들과 사람들을 계속해서 북한의 인질로 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미국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에 핵우산 강화를 약속한 데 대해 “북한의 핵무기 수가 많을수록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하락한다”며 “한국은 북한과의 핵전쟁 발생 시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한국 등과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점화됐다. 주한민군이 보유하고 있던 전술 핵무기는 1991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면서 한반도에서 모두 철수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전날 상원 본회의에서 “동맹국인 한국, 일본, 호주와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 이들도 나서 핵 공유에 동참해야 할 때”라며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를 과거에 배치했던 곳, 즉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위커 의원은 지난달 29일에도 미국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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