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예금은 괜찮나”… 은행서 빼돌린 돈 93% 증발

“내 예금은 괜찮나”… 은행서 빼돌린 돈 93% 증발

강민국 의원실 ‘금융권 횡령 현황’ 자료
2018년부터 1800억원 이상 빼돌려져
환수율 10%도 안 돼… 대부분 증발

입력 2024-06-24 10:24 수정 2024-06-24 13:47
국민일보 DB

시중은행 등 주요 금융권에서 최근 6년간 발생한 횡령액이 1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횡령액 평균 환수율은 9.7%로, 빼돌려진 돈의 90% 이상이 증발했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의 횡령액 환수율은 6.8%를 기록했다.

2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이달까지 6년여간 발생한 금융권 횡령액이 1804억원으로 조사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1533억원(85%)으로 횡령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저축은행(165억원·9.1%) 증권(61억원·3.4%) 보험(43억원·2.4%) 순이었다.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에서만 735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며 은행권 횡령액 절반을 차지했다. 저축은행에서는 KB저축은행 직원 1명이 78억원을 빼돌렸다.

횡령 사고는 그 규모가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57억원, 85억원에 불과했던 횡령액이 2021년 157억원, 2022년 827억원으로 급증했다. 2023년에는 64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5년 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다.

이렇게 횡령된 돈 대부분은 되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횡령액 1804억원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175억원으로, 환수율은 9.7%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환수율이 2.4%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빼돌려진 돈 대부분은 받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증발했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비웃듯이 횡령 사건이 매달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금융사 임직원의 준법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돼 있으며, 금감원의 금융사고 대책인 내부통제 방안으로는 금융사의 횡령 등 금융사고를 예방하기에는 백약이 무효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최대 해당 금융사의 CEO(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 회장까지도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7월부터 시행되는 CEO를 포함한 개별 임원에게 담당 직무에 대한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배분해 책임지게 하는 책무구조도가 확실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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