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420억대 전세사기 일당 184명 검거

‘무자본 갭투자’로… 420억대 전세사기 일당 184명 검거

피해자 대부분 2030사회초년생·대학생·신혼부부 등

입력 2024-06-25 15:59
전세사기 조직도.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보증금 약 420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 18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1팀은 사기 등 혐의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30대 남성 A씨와 공인중개사 B씨 등 18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서울, 인천, 경기 파주 등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200여개를 사들인 후 임차인 200명에게서 전세보증금 약 4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빌라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지는 역전세 상황을 노려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먼저 A씨는 빌라 매매가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집을 팔아주겠다”며 소유주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소유주들이 제시하는 매매가격보다 수천만원을 부풀려 임차인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이어 SNS 계정에 ‘부동산 명의대여 알바 구함’ ‘꽁돈 필요하신 분’과 같은 글을 올려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매수인들을 모집했다. 현장에 가서 명의만 빌려주면 약 30만~5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걸고 60여명을 구했다.

이런 방식으로 200여채의 빌라 계약을 진행한 A씨는 수수료 명목으로 건당 400만~500만원 받는 등 총 12억원을 챙겼다. 조사 결과 사건에 연루된 컨설팅업체는 총 4곳이었다.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60여명도 컨설팅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았다.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은 이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신입회사원, 대학생, 신혼부부 등이었다. 이들 중 80% 정도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했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은 가입돼 있지 않아 보증금도 받기 어려운 처지로 알려졌다.

A씨 일당이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 명목으로 별도로 챙긴 범죄수익금도 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범죄 수익금에 대해 과세가 이뤄지도록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시장 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 서민들의 생활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악성사기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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