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사람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이 시민의 도움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달 18일 밤 서울 마포대교에서 벌어진 가방 절도 사건을 소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마포대교 난간에 사람이 걸터앉아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차로 출동하던 상황이었다.
그때 자전거를 타고 마포대교를 지나던 한 남성이 투신 시도자가 난간 옆에 내려놓은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 절도범이 도주 중이라는 무전을 수신한 경찰은 즉각 방향을 틀어 절도범을 쫓았다. 투신을 시도한 여성은 수난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경찰은 자전거를 타고 도주 중인 절도범을 발견하고 정차를 요구했으나 절도범은 이를 무시한 채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절도범이 좁은 골목으로 도망치자 순찰차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찰이 차에서 내려 달렸고, 또 다른 경찰은 따릉이 자전거를 타고 쫓았으나 검거가 쉽지 않았다.
순찰차가 예상 도주로 골목으로 진입하는 순간 오토바이 한 대가 순찰차를 앞질러 절도범을 쫓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탄 시민 이모씨는 “순찰차 두 대가 자전거를 쫓는 급박한 상황으로 보였다”며 “경찰이 쫓는 사람이면 범죄 혐의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순찰차와 이씨 오토바이가 절도범 자전거의 앞뒤를 가로막으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절도범은 구속 송치됐다. 절도범은 경찰 조사에서 “가방에 돈이 들어 있는 줄 알고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도범 검거를 도운 시민 이씨는 지난달 말 서울 마포경찰서로부터 표창장과 범인 검거 보상금을 받았다. 이씨는 “직무에 열성적이신 경관님들 덕분에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선량한 의식을 가진 일반 시민들이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치안 유지에 작은 보탬이 됐다는 것에 굉장한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