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장비를 부착한 채 북유럽 바다에 나타나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던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죽은 채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 돌고래의 사인이 ‘총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동물 권리 단체인 ‘노아 앤드 원 웨일’(Noah and One Whale)은 발디미르의 사체를 확인한 결과 총격의 흔적을 여러 군데서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노아 앤드 원 웨일은 “범죄 행위에 의한 죽음을 배제할 수 없는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노르웨이 경찰에 신속한 수사 개시와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31일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 앞바다에서 발디미르의 사체를 처음 발견한 ‘마린 마인드’(Marine Mind)는 발견 당시 사인을 지목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마린 마인드는 발디미르의 사체에서 일부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부검을 진행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발디미르의 사체는 지난 2일 부검을 위해 노르웨이 수의연구소로 옮겨졌다. 부검 결과 보고서는 3주 뒤 발표될 예정이다.
발디미르는 2019년 봄에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액션캠을 끼울 수 있는 홀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로 표시된 띠를 부착하고 있었기에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발디미르는 지난 5년간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였고 수신호에 반응하는 등 사람 손을 탄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마린 마인드는 전했다.
마린 마인드는 페이스북에 낸 추모사에서 “지난 5년간 발디미르는 수만 명에게 감동을 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줬다”며 “발디미르는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