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사람과 자연의 존재가치

국민일보

[사이언스 토크] 사람과 자연의 존재가치

입력 2015-04-0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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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만 방조제. 구글 이미지
최근 자연의 기능이나 가치를 금전적으로 계산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습지의 가치가 얼마라는 내용이나 갯벌의 생물 다양성 가치가 얼마로 추정되었다는 기사를 접하는 것이 그 예이다. 생태적 서비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함으로써 생태적 손실이나 생물 다양성 감소를 개발 영향으로 고려하려는 노력은 제한적이기는 하나 갈등 해결을 위한 긍정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이 근본적인 문제점과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가치는 시장기능에 의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로부터 얻는 대부분의 공공재와 서비스는 이를 사고파는 시장성이 없으므로 그 가치를 가격으로 매길 수 없다. 또한 자연자원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민간의 재투자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오염자들은 다른 이들의 손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단순한 경제논리의 적용은 무의미하다.

무엇보다도 생태계로부터 얻는 이익이나 손실비용에 대한 가격 책정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점이 이 접근론의 치명적 한계점이다. 다시 말해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가능하나, 우리가 아직 이해 못하는 많은 이익과 평가 불가능한 요소가 존재하므로 이러한 평가는 본질적으로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계는 미래세대를 위한 자연보전으로 얻는 이익은 전 지구적인 일이지만, 이에 드는 비용은 지역적이고 보상이 쉽지 않기에 이러한 투자비용은 계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관점의 제한적인 가치추정이 생태계 가치의 전부인 양 치부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다. 이는 생명보험을 통해 사망 시 지급받는 금액이 그 사람의 존재가치를 단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과 같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이를 보듬은 자연은 재화의 성격으로 한정될 수 없는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때론 무한가치로 평가될 수 있음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실제 돈으로 풀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많은 일들을 금전적 보상만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물질주의적 욕망의 또 다른 단면임을 인식하여야 할 때이다.

노태호(KEI 연구위원)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