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⑤ 다음세대에 신앙전수, 엠마오교회 한창수 목사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⑤ 다음세대에 신앙전수, 엠마오교회 한창수 목사

“매일 밥 챙겨 먹듯이 자녀와 함께 말씀 암송해야”

입력 2015-05-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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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수 대구 엠마오교회 목사(왼쪽)와 조명숙 사모가 지난 14일 대구 북구 동암로12길 교회에서 ‘303비전성경암송학교’ 구호인 “303비전꿈나무”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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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오교회가 5개 미자립교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달력. 교회가 추구하는 철학이 잘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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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수(47) 대구 엠마오교회 목사는 말씀 암송 및 가정에서의 암송예배를 적극 권장하는 목회로 7년 만에 미자립교회를 3층짜리 단독건물을 소유한 자가 교회로 일궜다. 교회는 그 흔한 십자가 종탑도, 간판도 없다. ‘303 비전센터’라는 문구만 붙어 있을 뿐이다. 간판이 없는 것은 교회 홍보보다 목회철학, 공동체의 핵심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국교회는 2주에 한 번꼴로 이곳 엠마오교회를 찾아 한 목사의 목회철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과 영국 트리니티신학교를 졸업했다. 교회는 2007년 4월 대구 북구 읍내동 상가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됐다. 개척 초기부터 새벽예배와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 제자훈련, 순모임 때마다 3∼20개의 성경말씀을 외워왔다.

엠마오교회는 특별한 절기를 제외하고 전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 한 목사는 “말씀암송은 말씀이신 하나님을 내 안에 모셔 들이는 거룩한 행위”라면서 “이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졌으며, 그 말씀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확신한다면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만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설교 중심적 사고를 과감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목사는 “우리 자녀들은 1주일 168시간 중 167시간을 집과 학교 등지에서 보내며 1시간만 교회에서 지낸다”면서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녀를 학원에 맡기듯 신앙교육을 해달라며 교회에 떠넘기고 있다. 한마디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일에 자녀를 학원으로 보내면서 신앙심 좋은 자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면 그것은 로또 당첨을 바라는 어리석은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은 뒤 “신앙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은 교회가 아니라 가정”이라고 강조했다.

신앙 전수를 위해서는 유태인의 방법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태인은 어떻게 나라도 없으면서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포교보다 가정교육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다음세대의 머리에 성경말씀을 심어준 것입니다. 신앙전수의 핵심은 가정에서 반복적인 성경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말씀암송 예배라는 것이죠.”

말씀암송 예배는 가정예배 때 부모들의 설교 부담이 적다. 그래서 부모들을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로 끌어낸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 후 찬송 몇 곡을 부르고 정해진 분량만큼 성경말씀을 한목소리로 외운다. 이후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대표기도로 마무리한다. 서로의 삶을 나누다 보니 가족 간 소통이 되고 말씀이 자녀들의 마음에 각인된다.

한 목사가 말씀암송의 중요성을 깨닫던 시기는 1995년 총신대 신대원 2학년 때였다. 규장출판사 설립자인 여운학 장로가 ‘말씀암송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2기 장학생이 됐다. 이후 여 장로는 2000년 ‘303비전성경암송학교’를 시작했다. 암송예배를 보급해 한국교회에 가정예배를 정착시키겠다는 프로젝트인데 ‘303’은 말씀암송을 3세대가 30년씩 하고 100년은 지나야 하나님의 말씀으로 한민족이 개조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목사는 성경암송학교 강사로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설교지상주의를 경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는 교회 중심, 예배 중심의 삶을 무척 강조한다”면서 “그것이 훌륭한 전통이긴 하지만 교회 중심의 시스템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가정예배를 등한시한 채 종교심만 키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의 사명은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며, 다음세대가 성경을 좋아하고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를 찾아오시는 분들의 질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말씀을 암송할 수 있느냐’와 ‘암송을 거부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느냐’는 것입니다. 답은 간단해요. 우리가 매일 식사 세 끼를 챙겨 먹잖아요. 식사는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말씀암송은 경건한 행위이기 때문에 자녀가 거부하더라도 부모가 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말씀암송은 목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엠마오교회 성도들은 설교 본문을 외우고 그 말씀을 가지고 수요일 성경공부를 한다. 말씀 중심의 삶을 살다 보니 성도들의 신앙생활도 안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 목사는 “부모 세대가 교회에 신앙교육을 의탁하지 말고 마음과 뜻을 다해 자녀들에게 말씀을 가르친다면 그 결과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책임져 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대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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