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 강해설교자가 전해주는 행복의 길

20세기 최고 강해설교자가 전해주는 행복의 길

마틴 로이드 존스/이안 머레이 지음/오현미 옮김/복 있는 사람

입력 2016-08-17 19:39 수정 2016-08-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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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로이드 존스(앞줄 왼쪽)가 존 스토트(앞줄 오른쪽)와 대화하는 모습. 두 사람은 1966년 10월 18일 제2차 전국 복음주의자 총회 개최 연설을 계기로 결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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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촬영한 마틴 로이드 존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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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관한 설교는 수없이 많이 듣지만 놀랍게도 기독교에 대한 설교는 거의 못 듣습니다. 우리의 설교자들은 속죄와 예정 교리에 대해 설교하기를 두려워합니다. 우리 신앙의 기본적 대원리는 거의 언급되지도 않고, 오히려 그 교회를 시대에 맞게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 영원한 진리들을 시대에 맞게 고친다는 말을 할 수 있습니까.”

1925년 2월 영국 런던의 채링 크로스 로드 채플에서 열린 모임에서 마틴 로이드 존스가 행한 연설의 한 대목이다.

왕립내과의협회 회원 자격증을 취득한 25세 의사는 ‘현대 웨일스의 비극’이란 연설을 통해 자신의 고향이 처한 영적 빈곤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학벌주의, 물질주의, 언론의 문제, 공직 임명의 문제, 찬송가 오용의 문제와 교회의 강단 쇠퇴까지 6가지를 언급한다. 90년이 흐른 지금 한국 사회에 그의 말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적용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복음의 본질을 붙잡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끊임없이 세상과 복음의 타협을 도모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인 것일까.

이 책은 이후 의사직을 내려놓고 영국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30년간 설교한 20세기 최고의 강해설교자 로이드 존스의 전기다. 그를 보조했던 사역자이자 전기작가인 이안 머레이가 기존의 저서 두 권을 압축하고 사후 평가 등을 반영해 새로 펴낸 것이다.

전반부는 어린시절과 의사에서 설교가로 변모한 과정, 남웨일스 에버라본 샌드필즈 교회에서의 첫 목회 사역을 소개한다. 교인들로부터 ‘독터(Doctor)’로 불렸던 그가 설교로 많은 이들을 회심시키고 부흥을 이끄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이후 런던 웨스트민스터 채플 사역기가 펼쳐진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동시대인들이 영적 방황을 겪는 시기에 힘겹게 설교자로 살았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반부에선 1960년대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그의 입장과 그로 인해 복음주의 진영에서 분리주의자로 비판받은 과정이 그려진다. 당시 영국은 1948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창립 이후 교회연합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복음주의자들 역시 연합운동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받았다. 훗날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에 오른 마이클 램지가 ‘천국은 기독교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나는 이 시대의 몇몇 무신론자들을 천국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발언을 내놓을 정도로 자유주의의 물결이 거셌던 때다.

당시 존 스토트와 제임스 패커 등은 교회가 시대적, 사회적 과제에 답해야 한다며 자유주의자들과의 일치운동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로이드 존스는 적당한 타협에 반대하면서 ‘교조주의자’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결정적으로 1966년 10월 제2차 전국 복음주의자 총회 개회 연설을 통해 로이드 존스는 복음주의 진영과 갈라섰다. 독자들의 신학적 입장에 따라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그가 복음에 대해 일관되게 지켰던 태도의 진정성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 문제로 강단에서 내려온 뒤 책을 통해 마지막까지 복음 전하기에 힘썼던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복음 수호자로서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주석까지 800쪽에 달하는 책에서 따뜻한 남편, 아빠, 할아버지였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뿐 아니라 그가 평생 들려줬던 주옥같은 설교를 함께 맛볼 수 있다. 흔들리는 시대 가운데 오직 복음을 붙들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던 로이드 존스. 그에게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 여기며 다른 모든 이들도 자기만큼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영적 거인의 삶에 감탄하는데 그치지 말고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으라는 것이야말로 그가 우리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란 생각이 든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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