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영광을” 연예인 수상소감 적절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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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영광을” 연예인 수상소감 적절한 걸까요?

시상대 위 신앙고백을 바라보는 두 시선

입력 2019-01-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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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각종 시상식에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연예인들의 고백이 잇따랐다. 이영자 이일화 최다니엘 한지혜(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 등은 수상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국민일보DB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다. 보통 사람들이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거나 자녀를 얻었을 때 부모님을 가장 먼저 떠올리듯 크리스천들도 기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하나님은 부모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시상식에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연예인들의 신앙고백이 이어졌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지만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다른 종교를 배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공공장소에서 특정 종교에 편향된 발언을 제한하자는 주장마저 나왔다. 크리스천 연예인들의 수상소감,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방송인 이영자의 수상소감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영자는 지난달 23일 새벽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고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게 기둥이 돼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진솔한 고백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데뷔 27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받은 상인 데다 2002년 KBS연예대상이 시작된 이후 첫 여성 대상 수상자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영자의 상복은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 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된 ‘2018 MBC 연예대상’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상을 탄 그는 “1992년도에 신인상 탈 때도 그렇게 떨리더니 대상 타도 똑같이 떨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면서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이밖에도 많은 연예인이 시상대에서 하나님을 찾았다. MBC 연예대상에서는 배우 신현준(프로듀서 특별상)과 가수 데프콘(버라이어티 최우수상)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 최다니엘은 지난해 마지막 날 밤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미니시리즈 우수상을 거머쥔 뒤 역시 하나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배우 한지혜도 같은 시상식에서 여자 장편 드라마 우수상을 받은 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이 상을 돌리고, 늘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앙심 깊기로 유명한 배우 이일화는 ‘KBS 연기대상’에서 연작 단막극상을 받고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싶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감동”-“불편” 엇갈린 시선

스타들의 시상대 위 신앙고백에 대해선 대체로 좋은 반응이다. 유명 커뮤니티에선 이영자의 수상소감을 놓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하나님이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고백을 듣고 있으니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야 자유지만 모든 국민이 즐기는 자리에서까지 하나님을 꼭 찾아야 하는지”라면서 “다른 종교인들과 달리 기독교인들은 유별난 것 같다”고 했다. 인터넷 기사 댓글에선 “연예인들이 하나님을 찾을 때마다 채널을 돌리고 싶어진다. 시상식에선 특정 종교에 대해 언급을 하지 못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르자 수백 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비신앙인 배려하는 자세 필요”

1968년 TBC 8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해 50년 가까이 이름을 날렸던 임동진 목사는 “성경에선 범사에 감사해하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가르친다”면서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특별히 잘해 상을 받는다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순간이다. 크리스천이라면 부모와 같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건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아울러 “인생을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있지만 때때로 곤란하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다. 상을 받았을 때는 물론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도 하나님께 의지하면 분명 밝은 길로 갈 수 있다”면서 “신앙심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자유롭게 감사한 분께 인사를 드리는 일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25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앙심을 크게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목사는 “개인 믿음의 정도에 따른 일이라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시상식 같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앙심을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는 실패라고 여겨지는 십자가에서 가장 큰 영광을 받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현대 기독교는 배려심 부족으로 비신앙인들로부터 반감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신앙고백은 최대한 짧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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